매일신문

사설-파이팅! 특별검사

왜 국민은 특검팀에 환호하는 것일까. 검찰이 외압에 눌려 하지 못했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무능해서 못했던 일을 특검이 하고 있다면 이토록 환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검은 그동안 검찰이 하지 못했던 대통령의 처조카를 잡아넣고 전 검찰총장의 동생을 구속하고 안정남 전국세청장의치부를 밝혀내는 등 이용호게이트의 몸통에도 서슴없이 접근하는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95년 이탈리아에서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검사가 외압에 굴하지 않고 전 총리 재벌총수를 줄줄이 구속하는 소위 마니 폴리테(깨끗한 손)운동을, 그리고 76년 다나카 가쿠에이전 총리를 구속시킨 동경지검의 용기를. 그리고 대통령 아들을 쇠고랑 채운 심재륜 전 부산고검장의 기개도 잊지 않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스타검사가 우리에게는 왜 없겠는가. 있다. 그는 다름아닌 이용호게이트를 담당하고 있는 차정일 특별검사팀이다. 이들에게는 전국 각지에서 출신지역.나이.성별에 관계없이 격려편지와 격려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어떤 이는 "수사비에 보태쓰라"며 성금도 보낼 것을 제의해 특검팀이 정중히 거절하느라 애를 먹기도 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지지 분위기는 법무부나 검찰 내부에서도 생겨나고 있는 것 만으로도 알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최경원 법무부장관 경질을 놓고 말이 많은 지금이다. 검찰 혁신을 기대했던 국민은 물론 검찰 내부에서조차 술렁이고 있다. 검찰 개혁의 기대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일부 검사들은 최경원 전 장관의 개혁인사를 놓고 '특정 지역 죽이기'라며 외부에 불만을 토로하고 다녔다고도 한다. 그런데 개혁인사를 시도하던 장관이 바뀐 것이 그 논거(論據)이다.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부디 검찰도 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광주에 산다는 어느 시민이 특검에게 보낸 편지처럼 "밑바닥까지 철저하게 수사하는 용기에 통쾌함을 느낀다"는 소리를 듣도록 해 주기 바란다.검찰은 특검을 벤치마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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