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합천 황강도 '철새도래지'

천연기념물 203호 재두루미가 경남 합천 황강에 처음으로 무리지어 나타나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보호에 정성을 쏟고 있다.

재두루미가 황강에 모습을 보인 것은 이달초. 용주면 월평리 앞 황강 상수도 보호구역에 주로 날아들며 인근 손목리, 용주교, 해곡늪 일대까지 서식권을 넓혀가고 있다. 8마리에서 11마리까지 무리지어 서식하는 재두루미는 지금까지 황강 일대에서만 22마리가 목격됐다.

재두루미가 황강에 깃들자 주민들은 앞장서 '길조 보호'에 나서고 있다. 재두루미가 모습을 보인 직후부터 대한수렵협회 합천군지회 회원들이 밀렵꾼 단속을 벌이고 있으며 주민들은 서식지 곳곳에 먹이를 뿌려주고 있다. 수렵협회 임창무(56) 지회장은 "일대가 수렵허가지역이어서 엽사들이 쏴대는 총소리에 재두루미들이 놀라 떠나버릴까 걱정"이라며 "공익요원 배치 등 관계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황강에 재두루미가 날아든 것은 어족자원이 풍부하고 주변 농지에 볍씨, 옥수수 등 먹이감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두루미는 시베리아, 몽골, 중국 동북부 등지에서 번식하며 한국과 일본, 중국 동남부 등지에서 월동하지만 최근에는 국내에서 20~30마리의 무리도 보기 힘든 실정이다.

조류학자 윤무부(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본래 우리나라 새인데 요즘은 일본에서 많이 월동한다"며 "보호만 된다면 황강 일대가 겨울 철새 도래지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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