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변방 오명 씻자 48년만의 본선 돌풍 선언
48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른 '오스만투르크의 후예' 터키.이번 월드컵에서 브라질, 중국, 코스타리카와 함께 C조에 편성된 터키는 그동안의 월드컵 성적이 형편없지만 어느 팀도 만만히 볼 수 없는 다크호스로 꼽힌다.
지리적으로 터키는 보스포르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교량 역할을 하면서 거센 풍파를 헤쳐왔듯이 축구 역사도 순탄치 않았다.
1923년 축구협회가 설립되고 FIFA에 가입했지만 인구의 99.8%가 이슬람교도로 서방을 경계한 탓에 영국에서 태동한 축구도 활성화되지 못했다.
월드컵에는 54년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과 헝가리, 서독과 2조에 편성된 터키는 1차전에서 서독에 1대4로 진 것을 분풀이하듯 2차전에서 한국을 7대0으로 대파했다.
터키는 서독과 1승1패를 기록, 조 2위 결정전을 가졌으나 2대7로 패해 8강에 오르지 못했고 이 후 프랑스 대회까지 거의 반세기동안 월드컵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터키는 최근 축구가 역도와 함께 국기로 떠받들려지고 프로축구가 활성화되면서 유럽 변방이란 오명을 씻어냈다.
터키는 명문 클럽 갈라타사라이의 99-2000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으로 유럽 대륙을 발칵 뒤집어 놓았고 유로 2000에서도 8강에 진출했다.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는 6승3무1패로 스웨덴에 이어 조 2위를 차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오스트리아를 연파하고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터키는 4-4-2 시스템을 기본 전술로 힘과 조직력을 앞세운 유럽축구를 구사한다.최대 강점은 조직력이다. 대표선수 대부분이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 소속으로 자국 리그에서 오랜기간 경기를 치러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읽을 정도로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고 있다.
공격은 세계적인 골잡이로 떠오른 하칸 수쿠르(31.이탈리아 파르마)가 이끌고 있다. 하지만 그와 보조를 맞출 공격수가 없고 플레이메이커 부재로 공격루트가 단순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골문은 루스투 레츠베르(29.페네르바체)가 96년부터 붙박이로 지키고 있고 수비는 알파이 오잘린(31.아스톤 빌라)을 축으로 포백과 스리백을 혼용하고 있다.
터키의 세놀 귀네스 감독은"조직력을 앞세워 굳게 닫혀 있던 문을 마침내 열었다"며 본선에서의 돌풍을 선언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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