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과 시민단체들이 부시 미대통령의 방한과 관련, 시위를 벌이면서 과격화.폭력화로 치닫는 양상은 우려스럽다. 정치.경제가 어려운 판에 폭력시위까지 겪어야 하는 시민들은 불안하다. 더구나 밉든 곱든 영원한 동반자관계로 함께 가야할 '손님'을 맞는 자리라면 적어도 폭력적 사태는 지양해야 함이 마땅하다.
어제낮엔 한총련소속 대학생 28명이 서울 삼성동 무역회관 45층의 주한 미상공회의소 사무실을 기습 점거했다. 이들은 지키던 전경들을 각목으로 위협, 쫓아내고 '전쟁책동 부시 방한 반대' '대북강경정책 철회' 등의 현수막과 유인물을 뿌리며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또 전국연합이 내일 서울서 전쟁반대 총력결의대회를 계획하는 등 부시 방한 사흘동안 대학생.시민.종교단체들이 각지역에서 집회를 예정하고 있어 자칫 시위가 격렬해질 경우 경찰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사실 우리의 대북정책이든 미국의 대북정책이든 찬성과 반대는 당연히 존재하며, 그 의사표시 또한 나무랄 수 없는 기본적 권리다. 부시의 '악의 축' 발언에 우방인 유럽각국들도 맹비난을 퍼부었고, 우리 국내 정치권은 부시의 표현하나에 여야가 일대소동을 빚었음에랴.
당연히 우리민족의 장래가 걸린 남북문제에 국민 개개인의 의견이 없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다만 의사표시는 분명히 하되 그 수단과 방법 또한 분명히 가려서 해야한다는 것이다. 냉정하고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면 그건 주장이 아니라 강압이 된다. 또한 의사표시가 집단화 할수록 불법.폭력화할 우려가 크다는 사실을 우리는 얼마나 경험해 왔는가.
폭력으로 평화를 외칠수는 없다. 목표가 옳더라도 방법이 아니면 이미 객관적 진실이 아닌 것처럼.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148개 나라 가운데 사회불안정성이 높은 72번째 나라로 왜 한국을 지목했겠는가, 차제에 깨달았으면 한다. 비록 부시 대통령이 우리와 다른 목소리를 갖고온다 하더라도 그의 방한과 정상회담은 성공적이어야 한다. 반미(反美)든 친미든 불법과 폭력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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