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설을 보내고 난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회색빛이다. 미국의 패권주의에 흔들리는 남북관계,대권욕과 당리당략에 표류하는 정치, 흔들리는 경제, 불안한 사회, 황폐화된 교육…. 어디에다 희망을 두고 살아야 할 것인지 답답한 마음이다.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을 지내고 문화부에 도착한 책들을 고르면서 편협된 가슴을 잠시나마 벗어나 보기 위해 시선을 광대무변한 우주로 돌려 보았다. 그렇게 보니 미국이고 아시아고 여당이고 야당이고가 참으로 하잘것 없는 것들이다.
우주탄생의 시나리오와 별들의 운명.우주에서 오는 메시지와 지구로 떨어지는 우주의 입자.우주 생명체의 비밀과 로켓의 원리 등을 밝힌 우주론, 그리고 태풍.전염병 등 끊임없는 자연의분노와 이에대한 인간의 이해 및 예측의 한계를 되짚어 본 책은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되돌아 보게 한다.
요동치는 행성(지구)에 사는 소종족(인간)이 끝없는 우주의 원리와 자연재해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지에 대한 생각은 국가와 민족 그리고 계층간의 갈등과 반목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일깨운다.
그렇지만 인간의 삶이란 어차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 현실적 삶에서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지구촌 인류들이 아닌가. 우리의 운명 또한 미국이란 초강대국의 사슬을 벗어날 수가 없다. 미국 대통령의 말한마디에 겨레의 운명이 좌우되는 현실이다.
부시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보여주는 1급 전문가 9인의 최신 리포트와 세계의 속살을 낱낱히 들여다 보고 있는 초극비 첩보기관 NSA의 전모를 폭로한 책은 그같은 미국을 좀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또다시 답답해진 가슴은 삼국이라는 고정된 틀을 깬 새로운 역사해석서인 '오국사기'를 읽으면 다소 풀릴 것 같다. 고구려.백제.신라.당.왜 등 6~7세기 동아시아의 운명을 건 걸출한 영웅들과 다양한 인간군상의 삶이 그렇다.
어려운 시대를 반영하듯 이번 주에는 성공과 경영전략에 대한 역서가 다양하게 나왔다. 자녀들을 올바르게 키우기위한 부모의 역할에 대한 신간들도 눈에 띈다. 이것저것 다 골치아픈 세상, 미술산책서인 '명화는 이렇게 속삭인다'를읽으며 미술명작에 잠시 취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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