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흙탕 국회 비난 고조

여야 정치권이 막말수준의 비방.폭로전을 벌이면서 국회를 파행시키는 등 대선전에 지나치게 집착, 국가대사를 외면하고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어 정치권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난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여야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제왕적 총재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대통령과 총재를 향한 상대당의 공격에는 물리적 충돌을 불사하는 등 맹목적으로 반발, 국회를 이틀이나 파행으로 몰았다.

의정사상 처음으로 야당 단독의 반쪽 대정부질문이 열리는가 하면 상대당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등 여야가 이전투구로 맞서고 있다.

북미갈등과 한미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유동적인 상황이고 월드컵 개최 100일을 앞두고 세계적 이목이 쏠리고 있는 때에 여야가 무차별적인 폭로전과 감정 싸움을 벌이며 국회 안팎에서 가파른 대치양상을 보이는데 대해 국회 무익론과 정치혐오론이 다시 무성해지고 있다.

여야는 20일에도 총무회담을 열고 국회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상대당의 선(先)사과를 요구하는 등 진통을 겪은 뒤 가까스로 오후가 돼서야 국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김대중 정권은 김정일 정권의 홍위병" 발언을 한 한나라당 박승국 의원의 사과와 의원직 사퇴, 국회 제명, 속기록 삭제를 요구한데 이어 지난 18일 송석찬 의원의 발언을 제지한 한나라당 이규택.김무성.윤두환 의원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나라당도 이회창 총재 부친의 친일.좌익전력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김경재 의원에 대해 사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으며 '악의 화신' 발언과 이 총재 일가를 원색비난한 송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징계동의안을 윤리위에 제출했다.

이만섭 국회의장은 "국회는 여당의 국회도, 야당의 국회도 아닌 국민의 국회"라며 "여야 모두 국민이 국회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민심소재를 파악하라"고 질책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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