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구청에 경선 후유증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한나라당 대구 중구지구당 구청장 경선에서 현직 구청장이 탈락함에 따라 경선 후 공직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특히 앞으로 잇따라 치러질 각급 자치단체장 당내 경선과정에서 공무원들의 눈치보기, 보신주의 등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월드컵 등 큰 행사를 앞두고 행정업무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달 28일 한나라당 중구청장 경선에서 김주환(62) 현 구청장이 탈락하자 중구청 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정재원(60) 당선자에게 축하전화, 화환보내기 등 얼굴알리기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지역정서를 감안해 지금부터 '얼굴도장'이라도 찍어둬야 향후 인사상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라는 것.

중구청 한 관계자는 "선거가 남아 있긴 하지만 승패는 이미 결정됐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어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각종 방법을 동원해 '실세'에 줄을 대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줄서기' 행태에 동참하지 않은 일부에서는 경선과정에서 빚어진 불.탈법 선거운동 시비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를 주시하면서 향후 '행동방향'을 택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괜히 나섰다 불이익을 당하느니 모나지않게 가만히 엎드려 있겠다는 것.

이로 인해 중구청은 지방선거가 끝나기 전까지 현 구청장과 경선당선자 간 편가르기 등으로 인해 심각한 경선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직 구청장이 그동안 추진해온 각종 사업들에 대한 지속적 추진여부가 불투명해져 행정업무 혼란도 우려된다.

여기에다 김주환 현 구청장이 이번 경선에 불복,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라도 지방선거에 나선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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