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위한 삶은 향기롭다. 여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바쁜 중에도 시간을 쪼개 자기의 재능을 타인의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봉사의 손길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경희(45.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씨. 대학생과 고등학생 두 자녀를 둔 어머니이자 주부, 대학생, 섬유품질 최종검사원 등 1인 4역을 맡고 있으면서도 주말마다 색소폰을 들고 집을 나선다. 어렵사리 익힌 색소폰 음악을 이웃들에게 들려주기 벌써 10년.
그가 남자도 쉽지 않은 색소폰을 처음 손에 잡은 것은 지난 93년. 결혼이후 피아노 조율일을 하다 여가시간을 보내는데 색소폰이 좋을 것 같아 혼자 독습해온 것이 이제는 프로급 수준.
아파트에서 살다보니 이웃에 방해가 될 것 같아 집 주변의 공원에서 연습하는 동안 자연히 공원을 찾은 주민들에 알려지면서 좋은 반응을 얻게 됐다.
이를 계기로 이씨는 본격적으로 음악봉사를 시작했다. 이후 이씨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아마추어 색소폰 연주자 모임인 '아멜모'(아름다운 멜로디의 모임) 회원들과 함께 매년 6월부터 10월까지 격주(1.3째 토요일)로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월광수변공원을 찾아 주민들에게 가요, 가곡 등 다양한 연주곡을 들려주고 있다.
또 매월 한차례씩 장애인시설과 양로원, 고아원, 군부대, 교도소 등 사회복지시설에도 빠짐없이 찾아간다.
이씨는 지난해 마흔 중반의 나이에 계명문화대학 섬유패션디자인계열에 진학한 늦깎이 대학생이기도 하다. 프리랜서 섬유품질 최종검사원으로 일하면서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진학을 결심, 현재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
"음악봉사도 나름의 시민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뛰어다닙니다".그동안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으며 살아왔다는 이경희씨는 "감사한 마음을 음악으로 되돌려주고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이 될 수 있도록 힘닿는데까지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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