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제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뚜지 못해

◈미 스탠포드대 연구팀 밝혀

'사상 최강의 육식 공룡'으로 알려진 티라노사우르스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티라노사우르스는 지난 해 개봉한 영화'쥬라기공원3'에서 무명의 육식공룡인 스피노사우르스에게 무참히 깨지며 망신살이 뻗쳤는가 하면, 최근에는 티라노 사우르스가 뛰지도 못하는 공룡이라는 이론이 제기되고 있어 공룡시대의 제왕이라는 명예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J.허치슨과 M.가르시아 연구팀이 최근 다양한 크기의 동물이 달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다리 근육을 계산한 결과 '길이 12m, 몸무게 6톤의 티라노사우르스가 달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달리는데 필요한 다리 근육은 다리와 근육 섬유의 길이, 자세 등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몸집이 커지면 근육의 힘이 몸집을 감당할 수 없게 되어 움직임이 둔해진다. 특히 달릴 때 두 발은 땅에서 떨어지게 되므로 더욱 강력한 다리근육이 필요해진다.

반면 벼륙처럼 가벼운 동물은 사람보다 높게 뛸 수 있다. 따라서 몸집과 다리근육사이의 상관관계로 봤을 때 6톤 무게의 티라노사우르스가 뛰기 위해서는 체중의 80% 이상이 뒷다리 근육에 모여있어야 한다.

현존하는 육상 초식동물의 경우 이 비율이 최대 50%를 넘지 않는다. 닭의 경우 다리 근육이 9%만 있어도 달릴 수 있으며 보통 닭의 경우 17%가 다리 근육이다.

만약 닭이 티라노사우르스 크기만 하다면 체중의 99%가 양다리에 있어야 뛸 수 있다. 연구팀들은 티라노 사우르스가 뛸 수 있기 위해서는 6톤정도의 몸무게를 최소 2톤정도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영국에서 발견된 발자국 화석을 통해 티라노 사우르스보다 작은 몸무게 1, 2톤 정도의 공룡이 시속 30km의 속도로 달렸다는 것이 증명됐다.

하지만 티라노사우르스가 달리지 못한다고 해도 최강의 육식공룡이라는 수식어를 쉽게 내줄 것 같지는 않다. 많은 고생물학자들은 "20cm에 이르는 거대한 이빨로 무장한 채 2.5미터에 달하는 긴 다리로 힘차게 걷기만 해도 시속 20km의 속도가 나기 때문에 다른 공룡을 사냥하는데는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창희 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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