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할머니는 집 앞 텃밭에서 양귀비를 기르셨다. 배앓이와 설사가 유난히도 심하던 아버지를 위해서다.당시 야무진 촌색시의 삼색 저고리 같은 양귀비꽃은 가정에서는 중요한 비상약.
약효가 뛰어 났지만 지금은구경조차 쉽지 않다. 꽃이 진 뒤 생긴 열매에 생채기를 낸 후 흘러나온 액즙을 말려서 굳힌 것이 생아편이 되는 탓이다. 아편, 모르핀, 헤로인이 모두 양귀비꽃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마약의 특징은 진통과 마취. 계속 사용하면 습관성과 탐닉성을 일으킨다. 사용을 중단하면 격렬한 금단 증세를 일으키고 사용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종국에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폐인이 되게 만든다. 한번 복용만으로도 뇌세포의 50%가 파괴되고 쉽게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애당초 근처에 가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일부 대중이 느끼는 마약의 폐해는 심각하지 않은 듯하다. 마약으로 추락한 스타가 얼마 지나지 않아 성공적으로 복귀하는 것을 너무나 자주 보아온 탓도 있겠다. 네 차례나 마약복용 전과가 있는 가수가 죄가 아니라고 강변하고 이를 인정하는 듯한 얼치기 평론가도 한 몫을 했다.
연예인들이 마약에 쉽게노출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식욕감퇴로 인한 살빼기, 미래에 대한 불안감, 대중과 유리되어야 하는 외로움, 끼의 발산, 빡빡한 스케줄에 따른 피로감 등…. 이유는 많지만 납득하기 곤란하다.
최근에 연예인들이 특히 즐긴다는 MDMA가 미국에서는 성(性)과 오르가즘을 의미하는 '아담'이나 '엑스터시'로 불리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지금은 공개적으로 마약을 치료하는 가수 현진영은 구속과 복귀를 수회나 되풀이했다.
들국화의 전인권은 네 차례나 마약을 복용한 전력이 있다. 얼마 전 구속되었던 가수 심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청소년의 특성은 자신이 따르고 존경하는 사람을 닮고 싶은 것. 그래서일까. 스타의 마약복용을 따라하는 청소년이 의외로 많다. 노블레스 오블리제. 자신의 억대 수익에 기여한 가난한 대중에게 스타가 지녀야 할 의무가 있다. 절대 모방해서 안 될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주변의 유혹을 핑계로 삼고 연예인의 특성을 들먹이지는 마라. 잎이 시들어야 꽃이 피는 상사화(相思花)는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만 한다며 지어진 이름. 의무를 지지 않는 스타도 상사화가될 수 있다. 대중은 끝없이 관대하지만 결국에는 거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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