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반약 의보 제외··· 부담 는다

다음달 1일부터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대책의 하나로 일반의약품 979개 품목이 약값 전액을 환자가 부담하는 비보험약으로 전환될 예정이지만 보험재정 절감효과는 없고 국민의 약제비 부담만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일반의약품의 보험적용 제외는 가벼운 질환자는 병원에 가지 않고 의약분업 이전처럼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조치"이지만 부작용이 훨씬 더 커 의사들이 이들 일반 의약품 대신 같은 효능을 지닌 고가의 전문 의약품을 처방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과 개원의 박모 원장은 "이번에 보험적용에서 제외되는 약의 대부분이 소화기 계통의 약"이라며 "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같은 약효를 가진 전문의약품을 처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 일반의약품이 보험약가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싸 다음달부터 일반의약품을 구입하는 환자들의 약제비부담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강연대 조사에 따르면 1일부터 비보험으로 전환되는 의약품들은 동일 약제임에도 보험약가보다 높은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는 것.

ㅅ약품의 두드러기약 오로친정(100정)의 경우 보험약가는 2천500원이지만 일반약가는 6천500원으로 2.6배 높은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또 ㄷ제약의 소화제 베아제정(60정)은 6천480원에서 9천원으로, ㅂ제약의 겔포스엠현탁액(4포)은1천368원에서 2천400원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비보험으로 전환된 일반의약품 14개 품목은 보험 약가보다 평균 18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연대는 "지금까지 환자들은 보험적용이 될 경우 약제비의 30% 정도만 부담했기 때문에 다음달부터 일반 의약품 실제 약제비 부담은 약가 인상의 3배 정도에 달한다"고 밝혔다.

건강연대는 "비보험으로 바뀔 일반의약품을 생산하던 제약회사가 이들 약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효능을 가진 다른 약을 보험약으로 공급하고 있어 보험재정 절감은 커녕 오히려 보험약가 지출을 더 증가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 약제비 부담만 가중시키고, 실제 보험재정 절감 효과는 없는 일반의약품의 보험적용 제외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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