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혼탁 지역전체 술렁

6.13 지방선거와 관련, 돈을 주고받은 혐의로 조동호 전 영양부군수와 한나라당의 전 읍.면 협의회장 2명이 검찰에 구속되면서 지역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검찰이 구속된 조씨의 집에서 압수한 3개의 수첩에는 상당수 지역인사들의 명단과 이들에게 건넨 것으로 짐작되는 금품 내역이 적혀있어 이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 확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수첩에는 탈당한 읍.면 협의회장을 비롯, 한나라당 당직자와 선거운동원으로 보이는 지역인사 등의 이름과 돈을 전달한 날짜 및 액수 등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불거진 청송지역 공천헌금 수수사건에 이어 터진 이번 사건을 두고 영양지역에서는 "이번 선거판의 혼탁이 그 어느때보다 심각하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영양지역은 그동안 한나라당 공천자 발표 이후 이에 반발한 읍.면협의회장과 후보자들의 탈당이 이어지고 당직자와 당원들도 무소속 후보자들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등 공천에 따른 후유증이 심각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상대 후보진영 운동원의 고발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정서가 사분오열되고 있는데 "당선되면 취직을 시켜주겠다는 조건으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던 모후보에게 선거자금 1억원을 지원했던 운동원이 탈당한 모협의회장을 설득해 검찰에 고발토록 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또 '한 후보는 공천헌금 2억원을 전달하려다 실패했다' '또 다른 한후보는 3억원을 요구 받았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탈당 협의회장들에 대한 300만~500만원의 금품수수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같은 금품 수수설과 지역정서의 분열 상황이 계속되자 후보자들은 극도로 입을 조심하면서도 조 전부군수의 구속이 가져올 이해득실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민들은 "선거 초반부터 돈 때문에 온갖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민들도 후보자들에게 공공연히 금품을 요구하고 있어 너무 혼탁한 양상"이라고 허탈해 했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