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라의 달밤' 에 만난 황룡사

"비록 보름달은 뜨지 않았고, 찬바람까지 불어댔지만 신라의 유적을 밤에 만나니 전혀 새로운 느낌이 들었어요. 보름달이 뜰때 꼭 다시오고 싶어요".

달빛 아래서 문화유적을 감상하고 따뜻한 녹차 한 잔, 그리고 야외 음악회까지.지난달 30일 저녁, 몽골의 침입으로 불타 거대한 자리만 남아 있는 황룡사터에서 '달과 유적, 차 그리고 음악'이라는 우아한(?) 주제의 달빛 문화답사가 열렸다.

경주의 역사문화모임인 '신라사람들(대표 최승욱, 054-748-7707)'이 이날 오후 7시 경주 분황사와 사천왕지에서 출발한 달빛 유적답사는 흐린 날씨로 보름달이 뜨지 않아 옷깃을 여미게 할 정도로 꽤 쌀쌀한 날씨였지만 대구와 구미, 포항 등에서 모인 80여명의 참가자들은 분황사와 사천왕사지에 있는 각종 유적이야기에 시간 가는줄 몰랐다.

동료 선생님의 권유로 가족과 함께 참여한 강석찬(46.구미 경구고 교사)씨는 "몰랐던 우리 역사를 공부하는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 여유있고 기억에 남는 시간을 만든다는 느낌이 좋았다"며 즐거워했다.

마침 분황사 스님들이 석탄일을 위해 만든 10여개의 불등을 조명으로 짙은 녹차향과 함께 대금, 단소, 기타가 어우러지는 음악회가 열려 보름달이 없는 섭섭함을 달랬다. 이 행사는 매월 달빛이 좋은 토요일에 마련되고 있다.

27일에는 나원리 5층석탑, 5월25일 성덕왕릉, 6월22일 재매정으로 이어지고 비슷한 모임인 남산연구소(054-745-2271)에서도 늠비봉(27일), 잠늠골(5월25일) 등에서 달밤에 떠나는 문화유적 답사기행을 만들어가고 있다.

경주에서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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