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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사촌가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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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국도를 타고 가다 의성 단촌에서 다시 79호 지방도를 타고 동남쪽으로 7km쯤 들어가면 점곡면소재지 입구 마을을 가로지르며 길게 늘어선 숲을 만날 수 있다.

이 숲을 이곳 주민들은 마을 이름을 본따 '사촌가로숲' 또는 '사촌서림'으로 부르고 있다. '사촌가로숲'은 서쪽 매봉산을 기점으로 길이 600여m,폭 40여m의 큰 군락을 이뤄 경북에서는 가장 큰 숲이다.

수종도 다양하다. 상수리나무.느티나무.팽나무.회화나무 등을 주축으로 10종이 넘고, 이들 나무들은 어림잡아 어른팔로도 서너아름은 족히 넘는다. 수령은 300~600생년 사이로 추정되고 있으며, 나무 높이는15∼20m 정도로 정확한 연대 기록은 없다.

하지만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일제때 일본군이 태평양전쟁을 치르면서 전쟁물자 공출명목으로 당시 큰 나무들이 모두 잘려나간 점이다. 그 당시 나무들이 공출되지 않고 지금까지 보존됐으면 엄청난 숲의 군락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숲으로 기록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숲의 역사는 600년전 고려 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무렵 안동 김씨 중시조 감목공 김자첨이 안동에서 이곳 사촌으로 옮겨오면서부터로 전해지고 있다. 김자첨이 이곳으로 이사와 마을을 이룰 때 멀리 단촌까지 앞에 가림이 전혀 없자 허전함과 겨울철 바람을 막기 위해 심었다고 전해오면서 소유 또한 안동 김씨 사촌파 문중으로 돼 있다.

특히 이 숲은 경관과 풍치가 좋기로 유명하지만 조선시대 석학 서애 유성룡 선생의 어머니 안동 김씨가 1542년 친정인 이곳 사촌마을에 다니러 왔다가 산기가 있어 시댁인 풍산으로 돌아가는 도중 이 숲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출산한 옥동자가 바로 서애 유성룡이었다는 전설도 전해오고 있다.

이 숲의 특징은 동네 서편을 가로질러 방풍림 구실을 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숲의 바깥쪽과 안쪽의 기온차가 높게 나타나고 있고, 여름철에는 마을 주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또 숲 사이 사천은 장마철을 제외하고는 항상 건천에다녹음이 짙어 개미와 파리가 없고, 왜가리들의 집단 서식처이다.

상수리나무 등 먹이가 풍부해서 인지 다람쥐와 산토끼.너구리 등을 흔히 볼 수 있어 자연생태공원에 가깝다. 이 때문에 이 숲의 홰나무, 상수리나무는 지난 72년 내무부에서 발간한 보호수지에 거수목으로 등재돼 있고, 경북도 지정보호숲 1등급 9-75호로 기록돼 있다.

게다가 지난 99년 3월31일에는 이 숲이 정부로부터 국가지정문화인 천연기념물 405호로 지정됐고, 지난해부터는 경북북부지역 유교문화권 사업권역에 속해 앞으로 7억2천여만원의 사업비가투자될 계획으로 있어 명실공히 자연생태공원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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