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원봉사자 권오성군

5년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성심복지의원에서 봉사하고 있는 권오성(19) 군은 소년가장이다. 생후 3개월 때 부모님이 이혼했다. 함께 생활해온 아버지마저 오성이가 초등학교 3학년때 돌아가셨다. 의원에서의 봉사는 친구의 소개로 시작했다. 내신성적에 반영되는 봉사시간 점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다.

일요일 아침. 다른 아이들은 휴일 단잠에 빠져 있을 시간, 그는 달서구 두류동 집을 나선다. 봉사시간은 비록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일주일에 5시간에 불과하지만 어려운 처지에 있는 그로서는 남을 위해 자기 시간을 쪼갠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성심복지의원에서 자원봉사하는 권군 또래의 학생은 모두 5명. 이들과 함께 권군은 환자를 돕고, 약을 전달하고, 청소 등 궂은 일까지 도맡아 한다.

한때 권군은 방황하기도 했다. 매사 부정적인 성격도 있었다. 하지만 옆에서 사랑으로 지켜봐준 친어머니같은 장글라라씨의 보살핌 덕에 어려운 청소년기를 잘 넘기고 있다. 성심복지의원에서 봉사하는 의사선생님과 대학생 형.누나들, 직원들의 자상한 보살핌에 따뜻한 가족애가 느껴진다.

오성이의 학비도 한방진료 자원봉사를 맡고 있는 의사선생님이 장학금을 내놓았다. 고마움에 보답이나 하듯 그의 학업 성적은 상위권이다. 개근에 문예반 활동도 적극적이다. 환경탓에 소극적인 성격이지만 제 일은 알아서 잘 해내고 있다.

그의 진로문제에 대해서는 장글라라씨가 담임선생님과 만나 상담한다. 성심복지의원에서 졸업을 앞둔 오성이는 외국 봉사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중이다. 일단 여름방학을 이용해 외국 봉사시설을 찾아 체험해볼 생각이다.

글쓰기와 독서를 좋아하는 오성이는 소설가가 꿈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머잖아 성인이 되는 그의 앞길이 어떻게 펼쳐질지 지켜보는 이들이 곁에 있어 오성이는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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