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및 공공기금 손실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금융기관 임직원 및 기업주 등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공공기금은 눈먼 돈"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 "갚지 않아도 되는 돈"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공적자금·공공기금을 대상으로 한 '돈 빼먹기'가 공공연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검에 적발된 이들은 공적자금 및 공공기금에 대해 무차별 편취·횡령을 일삼았다. 검찰이 편취사례로 공개한 것만도 생계형창업자금, 주택임차자금, 국민주택기금, 내국인대체 고용지원자금, 어음할인대출금 등 웬만한 공적자금 및 공공기금은 모두 망라돼 있을 정도다.
공적자금·공공기금을 빼먹는 가장 대표적인 수법은 관련 서류를 위조, 심사기관에 제출해 자격을 따낸 뒤 금융기관으로부터 해당 자금을 대출받는 것이다.
한 건설업자 경우 아파트 건설공사 중 자금이 모자라자 당시 회사의 채무가 110억여원에 달하고 연간 20여억원의 적자를 보던 상태인데도 흑자기업으로 분식결산, 국민주택신용보증기금의 신용보증서를 담보로 55억여원을 대출받아 편취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빼돌린 공적자금이나 공공기금을 변제한 사람은 불구속, 변제하지 못한 사람은 구속했다"며 "이렇게 했는데도 구속자가 예상보다 훨씬 많아 놀랐다"고 털어놨다.
특히 검찰은 공적자금 및 공공기금 편취사범들이 관련 서류를 위조, 심사기관에 제출해 대출 자격을 따내는 과정에서 부적격자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하는 등 '심사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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