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꽃과 어머니

"우와, 이쁘다! 꽃이 다 피었네!" 학생들의 함성이 들려온다. 교정의 벚꽃이 만개하여 학생들이 기뻐한다. 나도 밖으로 나와, 포근한 벚꽃을 바라본다. 벚꽃을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이 환하여 마음이 밝아진다.

꽃을 찾는 마음은 언제나 환하고 포근하다. 그들을 보면서 왠지 어머니를 연상하게 된다. 언제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어머니!! 요즘 부쩍 학생들로부터 "엄마, 어무이" 라는 소리를 듣는다. 전화, 문자 메시지, 메일을 통해서도 많이 받는다.

어머니의 마음을 닮아 그 향기를 지니도록 재촉받는다고나 할까? 어버이 같은 스승, 스승이 어버이 같을 때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는데 과연 어머니의 마음을 지니고 있는가? 자문해 본다. 교통사고를 당한 한 아들이 두 눈을 잃었다. 앞을 못 보게 된 아들은 늘 불평하고 비관에 빠져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는 아들에게 물었다.

"어떤 한 사람이 너에게 한 쪽 눈을 희사하려고 하는데 받겠니?" 그 말을 들은 아들은 투덜거렸다. "그 사람도 참! 두 눈을 주면 좋을 건데…. 한 눈만 뜨면 뭣 하나?" …. 수술 후 한 눈을 뜬 아들 앞에 어머니가 눈에 붕대를 감고 앉아 계셨다. 놀라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담담하게 말하였다.

" 두 눈을 다 너에게 주고 싶었지만…. 행여 너에게 짐이 될까 싶어서…". 이렇게 맺어지는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어머니의 그 헤아리는 마음! 다 해 주고 싶지만, 그 이후에 야기되는 문제까지 다 헤아려 최선의 것을 택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볼 때 부끄러웠다. 학생들에 대한 애정과 열정만 가득하였지 그들의 깊은 아픔까지도 헤아려 왔는지…?

활짝 핀 벚꽃이 어머니의 마음을 지니게끔 초대한다. 다. "죽어 다시 사는 부활의 신비"를 살면서 다시금 어머니의 마음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노력하련다. 어머니의 품성으로 학생들 자신의 소중함과 가능성을 일깨워주며 함께하는 생명의 동반자! 꽃처럼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는 넉넉함과 편안함을 선사하리라.

이점숙(수녀.가톨릭상지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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