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대구경선 결과

5일 민주당 대구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획득, 이인제 후보를 종합득표에서 2위로 밀어낸 것은 노무현 바람과 지역주의 투표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대구·경북(TK) 출신인 김중권 고문이 중도사퇴한 데 따른 영남후보 단일화 효과도 나타난 것으로 보여 지역의 보수성향을 자극하려 한 이 후보의 노 후보에 대한 파상적 이념공세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념공방보다는 지역주의가 더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지역정치권에서는 지난 97년 대선 이후 '이인제 거부감'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 후보의 승리도 압승으로 보기 어렵고 이 후보의 패배도 참패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대구만 놓고 본다면 예견됐던 결과라는 것이다.이 후보측은 노 후보측이 내세우는 영남득표력을 근거로 한 본선경쟁력에 대해 "선거인단의 지지만으로 민주당의 영남후보가 실제 대선에서 이길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허상"이라고 노 후보의 영남 득표력을 평가절하했다.대구경선 결과 또하나 주목할 만한 대목은 이 후보의 대세론을 대체한 노 후보의 대안론이 신 대세론으로 자리잡을 수 있느냐다. 노 후보측은 굳히기에 들어갔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 후보측은 서울과 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시기상조라고 반박하고 있다. 노 후보측은 이날 경선이 끝난 뒤 "대구의 승리는 노풍(盧風)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측은 또 앞으로 남은 경선이 노 후보에게 유리한 지역이라는 점을 주장하며 대구 승리가 '대세론'으로 굳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때문에 노 후보측은 부산 경선까지 이 후보와의 표 차이를 4천표 이상 낸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또한 이념공방과 관련, 노 후보는 대구경선이 끝난 직후 "전체적으로 투표결과에는 별 영향이 없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 후보측은 "경남보다 대구에서 노 후보의 지지율이 10% 가량 떨어진데는 사상검증 공세가 어느 정도 먹혀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개표결과 발표 뒤 이 후보도 노 후보의 '언론사 국유화' 발언논란, 이념공방 등과 관련, "후보에 대한 이념과 정책 검증이 차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노 후보에 대한 공세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따라서 이 후보의 노 후보에 대한 파상적 검증공세로 경선전은 막판으로 갈수록 과열,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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