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웽밍과 린 육외는 일란성 쌍둥이 자매다. 19년전 중국에서 태어난 이들은 실제로 쌍둥이처럼 같은 삶을 살았다. 그러나 홍콩 이민정책은 이들을 다시 갈라놓으려 하고 있다.
쌍둥이의 아버지는 이들이 태어나기 전인 1979년 홍콩으로 이주했다. 중국에서 홍콩으로 건너온 이주 노동자들이 부인과 자녀들을 홍콩으로 데려오려면 대개 여러 해가 걸린다. 린 가(家)의 경우 쌍둥이 자매가 12살때인 1996년 최종 이민허가가 떨어졌다. 그러나 한 아이만 데려올 수 있었다. 쌍둥이 부모는 괴로웠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서 두 아이에게 가위 바위 보를 시켰다.
"부모님은 둘 중 누구를 데려갈 지 결정할 수 없었어요. 공정을 기하기 위해 가위 바위 보를 시킨거지요. 물론 이긴 사람이 홍콩으로 가는데 저는 지고말아 중국에 남아야 했어요. 너무 슬퍼 울음을 터뜨렸고 달아나 숨었어요" 언니 웽밍의 말이다.
게임에서 이겨 홍콩으로 이주한 쌍둥이 동생 육외는 "이겨서 좋았지만 나 역시 매우 슬펐고 죄책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웽밍의 부모는 웽밍을 보기위해 매달 두 번씩 홍콩경계를 넘나들었다.
1999년 1월 홍콩의 최고 항소법원은 부모가 홍콩 영주권자인 자녀들이 홍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웽밍은 몇달후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홍콩 방문비자를 얻었다. 그러나 광범위한 비판 운동에도 불구, 홍콩 정부는 법원 판결을 뒤집으려 했다. 베이징 고위당국도 웽밍처럼 홍콩의 가족들과 함께 살려는 8천명의 권리를 박탈했다. 그리고 불법적으로 비자기간을 넘겨 홍콩에 살고있는 사람들을 중국본토로 추방하려 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최근 추방위기에 처해있는 홍콩 거주 중국 본토 이주자 가족들의 애환을 집중 보도했다. 중국판 이산 가족을 만드는 홍콩 이민정책의 희생자는 린 가 뿐 아니다. 6살 짜리 어린이를 비롯 많은 10대들이 부모 품을 떠나 중국으로 추방될 위기에 처해있다. 또 90살 아버지를 돌보는 70살 노인도 같은 처지다.
가슴아픈 사연들이 이어지면서 가족들을 떼놓지 말라는 압력이 거세지만 홍콩정부는 굳건히 버티고 있다. 웽밍은 그러나 홍콩에 머물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돌아가야 한다면 제가 살 곳은 어디에도 없어요. 저를 돌봐줄 사람도 없고 학교도 갈 수 없습니다".
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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