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대선후보 경선 바람속에 6·13 지방선거에서도 등장한 '상향식 후보 공천'이 본선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 지가 새로운 관심거리다. 상향식 공천은 지금까지 우리 선거사의 관행인 '위로부터의 일방적 후보 낙점'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그럼에도 곳곳에서 지구당위원장의 입김 작용, 불공정 경선 등의 적잖은 후유증을 남기면서 뽑은 후보들이 과연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것이냐는 점이 주목의 대상이다. 대구·경북에선 '공천〓당선'으로 여기는 출마예정자들이 한나라당에 몰리면서 더더욱 후보 경선이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상향식 공천 과정에서 가장 부각된 부분은 '불공정 경선'.대구의 중구와 북구, 경북의 김천·안동·영주·칠곡 등 기초단체장 경선이 치러진 지역마다 불공정 주장이 꼬리표처럼 따랐으며, 낙선자들의 경선불복과 연쇄 탈당이 잇따르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현직 단체장들은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가장한 경선이 현직을 낙마시키는 가장 적절한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대구 서구의 이의상 청장은 지구당 위원장의 특정인 지지를 이유로 아예 경선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다.
또 지난 19일 대구시의원 5명이 단체 기자회견을 갖고 '지구당 위원장의 돈공천 의혹'을 제기하며 한나라당을 집단 탈당한데 이어 경북도의원들의 탈당도 잇따랐다.
특히 공천 과정을 둘러싸고 곳곳에서 드러난 '돈 공천' 의혹과 '대의원 매수설'이 여론의 질타와 검찰 수사로까지 확대되면서 민주적이라는 '상향식 공천'이 '밀실 공천'과 다를 것이 없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내비치게 됐다.
이에 따라 상향식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부작용들이 유권자들의 표심에 어떤식으로 영향을 미칠지가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만약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민주적 절차'라는 형식보다 '불공정 경선'이라는 내용면에 무게 중심을 둘 경우 상향식 공천을 주도한 한나라당에게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 공천 탈락자 대다수가 '불공정 경선'을 내세워 무소속이나 신당행을 택한 뒤 기존의 비(非)한나라당 정치세력과 세를 형성할 경우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천 탈락 인사의 동반 탈당 사태와 동조 세력의 등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내부결속력 약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정치실험으로 도입한 상향식 공천이 성공적일지 아니면 실패작으로 끝날 것인지는 이를 통해 공천을 받은 후보의 당선 여부와 후유증의 수습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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