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집 굴뚝에 밥짓는 연기 오르면/ 따스한 마음 꽃동산 만들어/ 세상 멀리 진한 향기 전하세".
범법행위로 법원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사람들이 한 장애인 가족을 위한 '사랑의 집짓기'에 나섰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건축자재와 성품 전달, 일손돕기 등 각계의 온정이 쏟아지고 있다.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정재국(45·농업)씨의 집. 정씨는 아들 장호군(14)과 아내(40), 동생(42) 등 지체 장애인 가족 3명에다 치매를 앓는 80대 노부모까지 돌보며 산다. 워낙 오지인데다 가정 형편마저 어려워 병원 치료 한번 제대로 못하고 장호군은 학교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정씨 가족의 딱한 사연을 알게된 대구보호관찰소 안동지소 직원들은 정씨 가족에게 새집을 지어 주기로 하고 사회봉사 명령 집행사업으로는 국내 처음인 '사랑의 집짓기'에 나선 것.
먼저 정씨 가족의 교육과 치료 편의를 위해 교통이 편리한 길안면사무소 인근에 부지를 마련하고 24평짜리 단층 벽돌집 짓기에 나섰다.
그리고 사회봉사명령 대상자중 벽돌쌓기와 미장·목수 등 건축일 경험이 있는 사람을 뽑았다. 집 내부는 장애인들이 살기에 불편이 없도록 출입구에 계단 대신 경사로를 만들고 부엌과 거실·화장실로 통하는 문턱도 없앴다.
이같은 일이 알려지자 이웃주민 10여명이 사회봉사명령 대상자들과 함께 벽돌 나르기와 시멘트 반죽하기 등 힘든 일을 내일처럼 거들고 있다.
또 대구지검 안동지청 범죄예방위원들이 철근과 콘크리트·벽돌·전기 등 일체의 건축 자재를 지원하고 보일러와 가구과 씽크대·도배지 등도 각계에서 보내왔다.
인근 식당 주인과 남선면 현내교회의 자원봉사자들은 새참과 점심을 매일 들고 오며 경북도장애인복지관에서는 장애가족들의 나들이를 위해 조만간 전동 휠체어도 기증할 예정이다.
하반신이 마비돼 방안에 혼자 누워 있거나 앉아서 놀 수밖에 없었던 장호(14)군은 새집이 생기고 전동 휠체어를 타고 밖에서도 놀 수 있게 된다는 말에 그저 싱글벙글했고 정씨도 "노부모 치료와 아들 교육을 시킬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고마워했다.
대구보호관찰소 박수환 안동지소장은 "법원명령으로 하는 일이지만 모두 땀흘려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데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교정 효과뿐 아니라 사회각계의 호응도 커 전국으로 확대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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