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고생 또 인터넷 자살

19일 서울 H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구의 여고생은 인터넷 자살관련 사이트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 동반자살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구로경찰서는 20일 함게 자살하려다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이들과 헤어진 김모(26)씨에 대해 자살방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일 인터넷의 자살관련 사이트를 통해 숨진 김모(34)씨와 알게된 뒤 지난 15일엔 대구로와 숨진 차모(16.대구 K여고 1년)양을 만났다는 것.

구속영장이 신청된 김씨와 숨진 김씨는 차양이 자살관련 사이트에 "삶이 허무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을 보고 연락, 대구까지 데리러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18일엔 경기도 용인 S고 1년생인 조모(15)양을 만났고 4명 가운데 구속영장이 신청된 김씨를 제외한 3명은 19일 새벽 동반 자살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구속영장이 신청된 김씨의 경우 사건당일 함께 자살을 시도하려다 사고 몇시간전 이들과 헤어졌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사람들은 자살관련 사이트인 '안티자살'에 글을 올리면서 알게됐다"며 "최근 몇년간 사회문제로 부각돼온 인터넷 자살관련 사이트의 폐해가 또다시 증명된 셈"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상에서 자살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안티 자살 사이트 또는 자살사이트는 현재 수백개에 달하고 검색엔진을 통해 '죽음'또는 '자살'이라는 단어를 치면 누구든 쉽게 접속이 가능한데다 현행법상 이 사이트들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숨진 차양의 학교측은 차양이 중위권 정도의 학교성적에다 교우관계가 좋았고 성격도 활달해 자살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학교 한 관계자는 "교사와의 상담에서도 전혀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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