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쿼터 종료 직전. 서울 SK 서장훈이 골밑으로 파고 들었으나 이미 승리를 확신한 동양 선수들은 관중석을 응시했다. 축포가 터지면서 꽃가루가 날렸고 오렌지색 풍선이 경기장을 뒤덮었다.
동양 선수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했다. 대구체육관을 가득 메운 7천여 관중들은 골망이 하나하나 잘려 나가는 마지막 순간가지 자리를 뜨지 않고 이들을 환호하며 함께 기쁨을 나눴다.
챔피언결정전 최종전은 동양의 '특급용병' 마르커스 힉스(25)와 '특급신인' 김승현(23)을 위한 무대였다. 힉스가 3쿼터까지 팀의 리드를 이끌었고 김승현은 이를 마무리했다.
힉스는 이날도 어김없이 양팀 가운데 가장 많은 34득점을 터뜨렸다. 11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냈고 블록슛도 4개를 기록했다.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도 6개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는 승부욕을 보였다. 힉스는 기자단 투표에서 67표 중 48표를 획득, 압도적인 지지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김승현은 페리맨의 5반칙 퇴장으로 팀이 위기에 빠진 4쿼터 10득점을 집중하며 팀의 리드를 지켰다. 챔프전 들어 가장 많은 19득점을 올렸고 어시스트 5개, 스틸 3개로 포인트가드의 진면목을 보였다. 여기에 176cm의 키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6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1쿼터를 16대13 3점 앞선 동양은 전반을 35대26 9점차로 간격을 벌렸고 사실상 3쿼터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승부의 하이라이트는 3쿼터 종료 5분22초전. 김승현의 3점포로 동양이 47대31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 마틴이 덩크슛을 시도하다 실패했고 힉스는 상대의 실책을 속공으로 연결, 덩크슛으로 마무리지었다. 49대31 18점차.
3쿼터 후 동양의 치어리더들은 팝송 '징기스칸'에 맞춰 승리의 진군가를 힘차게 불렀다.
위기도 있었다. 동양은 3쿼터 종료 2분여전 전희철과 라이언 페리맨이 4반칙에 걸려 잔뜩 위축됐으나 힉스의 착실한 골밑득점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4쿼터 6분55초 전에는 페리맨이 5반칙 퇴장당한 후 11점차로 추격당했으나 공격제한시간 24초를 활용하는 플레이로 위기를 넘겼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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