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르펜 부상에 유럽 장악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파인 장 마리 르펜 국민전선(NF) 당수가 급부상하자 프랑스 증시와 유로화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으며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반(反) 르펜 여론이 일고 있다.

◇프랑스 반(反) 르펜 전선 구축=프랑스 정치인들은 좌우파를 막론하고 극우파인 르펜 국민전선(FN) 당수의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시라크 후보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하자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프랑스 사회당은 22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프랑수아 올랑드 당수의 지도체제 아래 총선을 치르기로 했다. 올랑드 당수는 르펜을 저지하기 위해"공화국 후보인 시라크를 찍겠다"고 말했다. 우파인 시라크 대통령도 르펜 당수 및 FN의 부상을 저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모든 우파가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

◇반(反) 르펜 시위 확산=극우파 르펜의 2차 투표 진출에 경악한 프랑스 국민들은 21일 밤에 이어 22일에도 전국 주요 도시 곳곳에서 르펜 및 FN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특히 22일에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수만명이 랭스, 리옹 등 전국 20여개 도시에서 수천, 수백명씩 모여 극우파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FN은 네오 파시스트, 신 나치" "우리는 모두 이민자" "르펜 끝장" 등의 구호를 외쳤다.

◇충격에 휩싸인 유럽=르펜의 급부상에 유로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프랑스 증시가 하락하는 등 증시와 외환시장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또 유럽 각국과 전세계가 충격적인 반응과 함께 극우주의 출현을 막기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스라엘은 프랑스 거주 자국민들에게귀국을 촉구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프랑스인들이 어떠한 극우주의도 거부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의 크리스토스 프로토파파스 대변인은 "이번 극우세력의 부상은 민주주의와 사회통합 그리고 유럽의 전망에 위험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알제리의 일간 쿠오티디엔 드오란은 "이번 프랑스 대선결과는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에 이어 유럽에 강한 국수주의, 인종주의 그리고 반(反)이민주의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고 비난했다.

◇르펜의 반응=르펜 국민전선(FN) 당수는 22일 대선에서 승리하면 프랑스를 유럽연합(EU)에서 탈퇴시키겠다고 밝혔다. 르펜 당수는이날 1차투표 개표가 끝난 뒤 선거운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형태가 불분명한 거대 국가연합식 유럽에 반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르펜 당수는 자신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와 관련,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고 "변화는 평화적으로 이행돼야 한다"면서 시위대가 침묵해줄 것을 호소했다.

조영창 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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