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의 영화속 과학이야기-타이타닉

1912년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는 영국 사우샘프턴항에서 뉴욕항으로 처녀 항해 중 1천513명의 사망자를 내고 차가운북대서양으로 가라앉고 만다.

영화 '타이타닉'은 이러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맺어진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을 조화시켰다. 1998년 제70회 아카데미상 14개 부문 후보에 올라 11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전세계적으로 10억달러 이상의 흥행수입을 올린 말 그대로 거대한 영화이다.

영화에서 타이타닉은 빙산 출현 경고를 무시하고 전속 항해를 하다가 침몰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타이타닉호가 너무나 거대했기 때문이다. 즉, 운동하고 있는 물체는 계속 운동을 하려는 관성을 가지게 되는데,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운동방향을 바꾸기가 어려운 것이다.

타이타닉처럼 거대한 배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은 철제 건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을 하다가 부력의 원리를 발견한 건 기원전 2500년이지만, 1787년 윌킨슨이 철판으로 배를 만들어 띄우고, 1821년 최초의 철제 증기선이 영국해협을 건너기 전 까지는 강철로 배를 만든다는 생각을 한 사람들은 웃음거리 취급을 당했다. 나무는 물에 뜨지만, 철은 당연히 물에 가라앉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타이타닉호도 강철로 만들어졌기에 가라앉은 것이다.

강철은 물보다 밀도가 크기 때문에 강철로 만든 배는 항상 부력을 잃고 침몰할가능성이 있다. 배에는 적정한 선적 중량을 알 수 있는 흘수(吃水.배 밑이 물에 잠기는 깊이나 정도) 한도가 정해져 있으며 이는 배의 선수와 선미에 표시돼 있다. 영화에서도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이 타이타닉호를 타고 배 아래를 내려다 볼 때 배에 숫자가기록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흘수표이다.

또한 배는 방수구역으로 나눠져 있어, 일부분이 충격에 의해 부서져도 침몰되지 않고 뜰 수 있게 설계돼 있다. 하지만 타이타닉호는5개의 방수구획이 침수되는 바람에 나머지 부분의 부력으로 뜰 수가 없어 침몰하고 만 것이다. 영화에서 배를 침몰시킨 빙산은 물보다 밀도가 낮기 때문에 물에 뜨는 것이며, 침몰하는 배에서 구명조끼를 입는 것 또한 밀도가 낮은 구명조끼에 의해 부력을 얻기 위한 것이다.배가 침몰한 뒤 잭과 로즈(케이트 윈슬렛 분)는 나무 조각 하나에 의지해 물에 떠 있게 된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물 속에 있었던 잭은 죽지만, 로즈는 구조된다. 둘 다 비슷한 기온이었을 텐데 왜 잭만 죽은 것일까? 이것은 80℃의 물에는 화상을 입지만, 120℃의 사우나실에서는 화상을 입지 않는 것과 같은 것으로, 물이 공기 보다 25배나 열을 잘 전달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간혹 차가운 물 속에 빠지면 계속 수영을 해 몸에 열을 발생시켜야 죽지 않는다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히려 차가운 물 속에서는 가만히 있어야 더 오래 견딜 수 있다. 체온에 의해 데워진 몸 주위의 물이 흩어지지 않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우나실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가만히 있는 것보다 더 뜨거운 이유도 마찬가지다.

구미.진평중교사 nettrek@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