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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 3만6000㎞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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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밤이었다/ 흐느끼는 듯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저 슬픈 표정의 흑인은 멀리 루이지애나에서 왔단다/ 늙은 홀아비는 한 손에 술잔을 들고/ 뒷전에 멀뚱히 서 있고/아기를 가져 보지 못한 백인 엄마는/ 까만 얼굴의 어린 딸과 손목을 잡고 춤을 춘다/…'.

영남대 이동순 교수(시인.국문과)가 재작년 미국 시카고대학 연구교수 시절의 북아메리카 대륙 탐방기를 '시가 있는 미국 기행'(도서출판 새미)이란 책으로 펴냈다.

보스턴과 뉴욕이 포함된 동북부 지역 일대 답사를 비롯, 시카고에서 서북부와 중서부 일대를 돌아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까지, 그리고 콜로라도주를 거쳐 그랜드 캐년과 데스밸리.로스앤젤리스를 지나 멕시코 국경을 넘어 티후아나까지 돌아온 3만6천km의 대장정 여행보고서이다.

자동차 안에서 잠을 자고 끼니를 때우면서도 이 교수는 가는 곳마다 서정적인 시를 남겼다. 늙은 흑인 여가수의 음악이 흐르는 술집에서, 미시건 호수의 바람자국을 보면서,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에서 시구를 떠올렸다. 시카고의 한인시장과 일리노이의 적막한 밤의 정취도 시로 적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해 슬그머니 시작된 작은 탐구심이 차츰 방대한 규모로 발전된 것이죠. 이 기록은 3개월 동안 북아메리카 대륙 구석구석을 외롭게 헤매 다녔던 내 피와 땀의 결정체입니다".

지난해 가을 제1회 난고(蘭皐.김삿갓)문학상과 금복문화예술상(문학부문)을 받기도 한 이 교수는 최근 '시와 시인 이야기-한용운에서 신현림까지'를 출간하는 등 12권에 이르는 시집과 저서를 출간했지만 기행집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교수는 자신이 아메리카에서 보고 듣고 겪었던 모든 경험들과 격정적이었던 순간들 그리고 쓸쓸하고 아름다웠던 시간들에 대한 되새김이 삶을 더욱 풍족하게 가꾸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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