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명 참모가 그리운 시대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지도자의 가치관이나 그들을 보필할 참모학(參謀學)이 절실히 요망되는 때이다.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에 경공(景公)이라는 군주가 있었는데 지혜가 다소 부족하여 경공이 실수를 저지를 적마다 안자(晏子)라는 명재상이 잘 보필하여 흔들리는 제나라를 그런대로 이끌어 갈 수 있었다고 한다.

하루는 경공이 나라를 다스리는데 걱정거리가 있다면 무엇이겠느냐고 안자에게 물었다. 그때 안자가 대답하기를 사당집의 쥐를 걱정해야 한다고 하였다. 경공이 그 말뜻을 묻자 안자가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사당집은 대게 나무를 엮어 거기에 흙을 발라 벽을 둘렀는데 쥐가 그 속에 들어가 기거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 그 쥐를 내쫓기 위해 벽에 불을 지피면 나무가 탈까봐 염려되고, 벽에다 물을 부으면 흙이 무너질까 염려되지요. 결국 사당집 쥐는 무엇인가? 바로 군주의 인척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중에서도 군주의 아들은 사당집의 큰 쥐인 셈이다.

현 시국은 그 사당집의 큰 쥐가 조용조용히 다니며 곡식알갱이 같은 것이나 주워 먹지 않고 너무나 큰소리 내며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왔기 때문에 사당집 벽에 불을 지피면 나무가 탈까, 물을 부으면 흙이 무너질까 염려하는 단계를 지나 사당집이 허물어지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불을 지피든지 물을 붓든지 양단 간에 결판을 내려야 하는 시점에 이르고 있다.

요사이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이나 대통령 친인척의 비리를 한번 보면 이래가지고 '국민들이여 나를 믿고 따르라' 말할 자격이 어디 있으며 어느 국민이 곧이곧대로 믿고 따르겠는가.

여기에 나라의 장래가 불투명하고, 불안하고, 국민의 희망과 비전이 정신 없이 무너지고, 심지어는 앞으로 잘하면 10년 내에 남북화해무드가 무르익을 수도 있다고 대통령 특보가 내다보고 있는 판국에 이런 정치 현실이나 나라의 지도자, 지도자의 친인척들이 우리 서민이 20년이나 30년을 안 먹고 모아도 만져 보지 못할 돈을 이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쥐었다 놓았다 하니 국민들의 허탈한 마음들을 어디에다 비유하리오.

제발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는 소리 그만 듣고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면서 반성 좀 합시다. 이 때 참모들은 어떤 직언(直言)과 조언(助言)을 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볼 때라고 본다.

지금 여야 간에 비리를 보고 서로 비판하는 말들을 모아보면 '돈 받은 사실 없다' '터무니 없는 얘기' ' 정치적 음해''법적 대응' '한심-기가 막힌다' '분노' '완전날조-공개하라' '녹음 테이프 있다' '청와대는 사실무근' '한나라당은 날조' '해외도피 권유' '단식투쟁' '만약 틀리면 정치적 생명 끝' '정권퇴진' '국정 손떼라' '내각 총 사퇴' '탄핵' '헌법파괴' 등등.

우리의 지도자들! 정말로 국민의 대표라면 정신 없이 부지런히 그리고 열심히 사는 우리 국민들을 서로 의지하고, 만족하고, 바르게 살수 있도록 부정적인 면보다 희망적이고 생산적인 면을 갖추어 온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게, 국가관이 투철하고, 국민을 생각하고, 덕망 있고 존경받는 세계적이고 역사적인 지도자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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