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연리뷰-뮤지컬 '명성황후'

'명불허전(名不虛傳), 명성황후'.

26일부터 3일간 대구 시민회관에서 공연을 가진 뮤지컬 명성황후는 '20세기 한국 최고의 뮤지컬'이란 명성이 부끄럽지 않은 최고의 공연이었다. 매 공연마다 객석은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찼고, 관객들은 배우들의 연기와 춤, 노래에 완벽히 동화됐다.

1막의 빠르면서도 디테일한 구성과 2막의 장중한 클라이막스는 상반된 조화를 이루며 객석을 압도했다. 명성황후가 중전의자리에 오른 후 일본 낭인들의 칼에 쓰러질 때까지 약 2시간 30분간의 내용 전개는 빠르다 싶을 정도로 깔끔했다.

명성황후가 참혹한 최후를 맞는 장면에선 보는 이들이 함께 분노에 떨었고, 휘날레 '백성들이여 일어나라'가 울려퍼지자 숙연함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관전문화도 많이 성숙했다.

아기 울음소리 등으로 방해를 주거나 사진 플래시를 터뜨리거나 객석을 돌아다니는 이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다만 다목적 공연관인 시민회관의 무대와 음향은 대형 뮤지컬 '명성황후'를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대구 지역에 오페라.뮤지컬 등새로운 전용관이 설립되어야 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막이 내린 뒤 관객들이 기립박수로 좀 더 열광적인 환호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작으나마 세계적인 뮤지컬에 대한, 혹은열연한 배우들에 대한 답례랄까.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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