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경계해야 할 관광수지 첫 赤字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관광특수는커녕 관광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는 사실은 국제적인 수치다. 세계 최대의 흥행 이벤트를 잡아놓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한국 관광산업의 후진성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분기 관광수지는 4억달러 적자로 적자액이 전분기 대비 11%나 증가했으며 사상 최대의 적자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해 동안의 적자 6억1천만달러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적자원인은 이 기간중 출국자수는 170만명에 육박하면서 무려 20.9% 증가한 반면 입국자수는 오히려 2.8% 감소, 120만명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출국자가 입국자를 50만명 가까이 초과한것도 역대 최대치라고 하니 개최 한달을 앞둔 월드컵 분위기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경제여건이 좋아지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느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수가 최근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은행은 연초 월드컵 기간중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1조7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이처럼 출입국자수 '불균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니 월드컵 기대치는 환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마저든다.

월드컵은 경기장 입장 관중만을 노린 '반짝 관광'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한국의 관광 인프라를 일대 혁신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 특히 우리경제가 21세기 지식정보사회로 진입하면서 서비스교역 비중이 점차 증대, 관광산업 육성을 통한 서비스수지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한데도 깔아놓은 멍석조차 활용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있으니 당국의 뒷짐 정책이 한심하기만하다.

게다가 오는 7월부터 외화송금이 자유로워지면 관광수지 악화는 심화될 것이다. 외국관광객 유인책은 별로 없이 해외여행을 부추기는 관광정책은 시정돼야한다. 월드컵이 길거리에 만국기나 펄럭이는 '집안 잔치'로 끝나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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