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장성한 딸을 둔 부모들의 불안의 정도가 예사롭지 않다. 어제 하루동안 수도권의 잔혹한 살인강도사건에 이어 경북 칠곡에서 짝사랑 인질극이 잇따라 터지면서 집집마다 귀가시간 늦은 딸아이들의 안부확인과 귀가독촉 전화로 법석을 떨고있기 때문이다.
서울로 딸을 유학보낸 부모들은 시간 시간 확인전화를 걸어 택시조심 밤길조심, '문열때 조심 문닫을때 조심'을 신신당부하고서도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그래서 휴대폰 덕을 톡톡히 본다면서도 휴대폰 연결이 잘 안되면 더욱 불안한게 또 이 '휴대폰 불안병'이다. 딸가진 집안에 그야말로 비상이 걸린 것이다.
몇백만원의 카드빚때문에 범인 2명이 택시를 위장한 승용차로 5명의 젊은 여성을 유인 살해하고 시신을 차에 실은채 또다른 범행대상을 물색했다는 대목에서 우리는 할말을 잃었다.
황금만능.인명경시 등 때마다 써먹는 '사회병리적 현상'을 또다시 지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답답하다. 도대체 도덕은 어디있고 인간성은 어디 있으며 교육은 도루묵이었단 말인가? 우리는 이제 경찰의 치안력만으로는 이런 사건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사태의 근원적 책임은 정신건강상태가 지극히 불량한 이 사회에 있기 때문이다. 돈보다 더 귀중한 가치, 희망, 땀, 불공평에 대한 참을성, 그리고 타인의 가치 등에 대한 넉넉한 수용의 그릇을 만들어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자님 말씀은 그래서 수천년 세월을 뛰어 넘는 것이다. 학교교육.가정교육.인간교육, 이제 다시 해야겠다.
한편으로 경찰 치안력의 한계를 인정한다고 해서 경찰책임이 면탈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국민이 경찰을 격려하는 때는 '경찰이 경찰로서의 책임과 노력을 다했을 때'이다.
경비업체 직원들이 애써 잡아준 살인범을 순찰차에 놓아둔 채 딴짓하다 놓쳐버린 경찰, 칠곡 인질범의 위협 한마디에 제수갑으로 제손목 제스스로 채운 '코미디경찰', 권총을 빼앗기지 않았더라면 술취한 인질범의 권총자살극도 없었을 그 경찰이 우리 경찰이라니 이게 웃을 일인가 울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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