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대구 고3 學力 왜 이 모양인가

지난달 18일 치러진 모의고사 분석 결과 올해 대구 지역 고3생들의 학력 수준이 1994년 수능시험 이후 가장 낮고, 전국적으로도가장 심각하다니 한심하기 이를데 없다. 더욱이 '이해찬 1세대'보다도 더 떨어진 원인이 어디에 있으며, 과연 누구의 책임인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대구 일신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인문계의 고3 응시생은 재수생보다 3배 이상 많았으나 340점 이상 고득점자는 재수생(302명)이고3생(221명)보다 훨씬 많다. 특히 자연계의 경우 고3생이 재수생보다 4.5배나 많은데도 350점 이상 득점자는 고작 190명에 불과해 재수생(537명)에크게 못미치는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는 대구시교육청이 교육부의 지침만 좇아 사설 모의고사 응시 금지, 특기.적성교육 강조 등 제한을 강화한 반면 학력 높이기는등한시한 결과임에 틀림없다. 소위 '이해찬 1세대'인 올해 대학 1년생들은 고1 때부터 공부를 멀리 했다면, 올해 고3생들은 중3 때부터 그 영향을입은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대구시 교육 당국이 학력 신장보다는 교육부 지침에 따른 사전 단속과 적발에만 열을 올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모의고사에서 90년대 후반까지 학력 저하에 시달렸던 부산의 경우 교육부가 금지한 사설기관의 모의고사를 거의 매달 치렀는데도 교육 당국이모르는 척한 결과 최상위권 진입 등 대약진을 한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인성교육의 중요성이나 정부의 교육정책을 가볍게 여기자는 뜻은 아니나,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 될 학력 수준이 어떤 이유로든 떨어져서는 곤란하다.

아무리 특기.적성이 강조되는 시대라 하더라도 기본적인 학력은 반드시 갖춰야 한다. 현 정부 이후 교육 개혁을 성급하고 어설프게 추진하는 바람에학력 저하가 가속화되기도 했지만, 대구시교육청은 좌장이 바뀐 이래 공부 안 하는 분위기에 부채질을 하지나 않았는지 반성할 문제다. 대구시 교육 당국은 지금부터라도 이 미래에 대한 적신호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학력 높이기의 지름길을 위한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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