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움츠렸던 문시장 활동폭 넓혀

문희갑 대구시장의 출마설이 정치권에서 급속히 고개를 들고 있다.물론 문 시장 본인은 지난 3월 21일 비자금 파문에 따른 한나라당 경선불참 선언과 검찰의 비자금 수사 착수 이후 향후거취에 대한 일체의 정치적 입장 표명을 삼가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몇가지 주변 상황들에서 재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우선 최근들어 눈에 띄게 달라진 문 시장의 대외활동 때문이다. 문 시장은 지난 주말 두류공원에서 열린 자원봉사 행사와 여약사 모임에 참석하는 등 경선 불참 이후 자제해왔던 활동 폭을 다시 넓혀가고 있다.

시장 비서실 관계자는 "점심도 집무실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할 정도로 지냈으나 며칠전부터는 외부 인사들을 만나고 일과 시간이후에도 초청을 받은 각종 행사나 단체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3일 열리는 시의회 시정질문에도 출석해 현안에 대한 답변에 나설 계획이다. 또 비자금 수사의 막바지에 이른 검찰 주변의 분위기도 출마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한달이 넘는 검찰의 수사에도 문 시장 소환이 늦춰지는 점 등을 들어 '수뢰나 치부성 비자금 조성 등 재출마의 발목을 잡을 결정적인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란 이야기들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문 시장 주변 한 인사는 "문 시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시간이 흐르면서 숙지는 것 같다"며 "최근들어 시장을 찾아와 출마를권유하는 인사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출마를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 문 시장의 행보가 바뀌었지만 아직 출마에 대비한 캠프 정비나 '정치성 발언'은 전혀찾아볼 수 없으며 여전히 가족이나 측근 인사들에 대해 '금족령'을 내린 상태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한나라당 조해녕 후보와 이재용 전 남구청장 등 예비 주자들은 문 시장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선거전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문 시장 출마 여부에 따라 시장 선거구도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며 "승패 여부를 떠나 타 후보들의 입장에서는 현직의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문 시장의 출마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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