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역 유학열풍

우리나라 불교의 위대한 큰 스님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원효(元曉)와 의상(義湘)은 여러가지 공통점이 있다. 위대한 사상가(思想家)인 점이 그렇고 여성과 관련한 설화(說話)등도 닮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내게 자루 없는 도끼를 주겠는가. 내 하늘을 받칠 기둥을 깎으리라'는 노래와 요석 공주, 설총으로 이어지는 원효 대사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의상 대사가 창건했다는 영주 부석사(浮石寺)에는 의상대사를 사모하다가 용이 되었다는 선묘(善妙) 낭자를 기린 선묘각도 있다. 무엇보다 두 큰스님은 10여년에 걸쳐 당나라 유학을 두번이나 시도한 동지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을 기준으로 외국대학에 유학중인 우리나라 학생이 1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유학열풍'을 엿보게 한다. 사상최대라고 하지만 이 기록이 오래 갈리는 만무하다.

너도나도 자식을 외국으로 보내자는 풍조가 숙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해외 한국유학생은 지난 97년 13만여명에서 99년에는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사태등으로 12만여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72개 국가에 14만9천933명으로 늘어났다. 중국대학 유학생이 99년 9천204명에서 1만6천372명으로 77.8%나 증가해 가히 '중국 태풍'이다.

▲유학생 역시 역조(逆調)현상이 심각하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로 유학온 외국인 유학생이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지만 외국으로 나간 한국유학생의 12분의 1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런 걱정을 뛰어넘는 현상이 있어 그래도 새로운 희망을 건다. 우리나라로 유학온 학생이 2000년의 6천160명에서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은 우리 국력신장과 우리 대학의 학문성취도의 인정이 아닌가 싶다. 스스로 돈을 들여 온 자비(自費)유학생이 90%를 넘어서 '한류(韓流)'가 대학으로도 확산된다는 분석을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더 높은 학문의 성취로 볼 수 있다. 개인의 발전과 함께 국가의 경쟁력 제고의 한 원천일 성싶다. 외국대학이 국내대학보다 뛰어나다는 것에 전적인 동의를 할 수 없지만 세계인재와 경쟁을 통해 학습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고 자극요인인 것은 틀림이 없다.

문제는 자녀를 무조건 해외에 유학 보내려하는 집착이 안타깝다. 유학을 가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단순한 기대에서 깨어나야 한다. 지금 유학간 대통령 아들이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는 또다른 이유도 '성공치 못한 유학'이라는 지적을 할 수 있다. 유학은 시각의 세계화도 노린다. 세계는 넓고 젊은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인재가 아닌가.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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