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날, 이 행사 어때요?

해마다 어린이날이 지나고 나면 어린이든 어른이든 피로에 절어 녹초가 돼버리는게 보통이다. 꽉 막힌 도로에 차를 몰고 나가는 것부터 시작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놀이공원, 유원지, 이런저런 행사장 등을 한바퀴 순례하고 나면 "참으로 번잡한 하루를 보냈구나" 하면서도막상 기억에 남는다거나 유익했다거나 하는 내용은 별로 없다.

올해는 이런 어린이날 보내기 관행에서 벗어나 자녀와 부모가 함께 여러가지 체험으로 하루를 보내면 어떨까? 대구에서는 작년까지 대구교대에서만 열리던 체험 마당이 성서와 강북(칠곡)으로 확대, 운영되며 경북에서도 시.군별로 체험마당이 마련되므로어디를 가야 할까 하는 걱정은 않아도 될 것 같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아 마련하는 어린이날 큰잔치 올해 주제는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어린이'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을통해 생명과 평화, 인권을 배우고 체험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자리가 될 듯.

대구교대 행사는 예년의 구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 가운데 평화와 생명, 전쟁반대, 통일 등의 주제를 녹여냈다. 성서에 사는 가족들은와룡공원으로 가면 책, 전통놀이, 미술, 과학 등 여러가지 체험을 해볼 수 있다. 4일 오후5시30분부터는 락밴드 공연과 가족영화제도 열린다.

강북지역 어린이들은 대구보건대학과 대구과학대학을 찾으면 전통혼례, 수화공연, 마임 등을 구경하고 환경.과학.창의.미술.놀이마당 등을경험할 수 있다. 어린이날 본 행사 외에 3일 오후7시 동아백화점 칠곡점에서 영남대 박홍규 교수의 어린이 인권 강연, 4일 오후7시 동천제3공원에서 열린 음악회도 마련된다.

전교조 경북지부 16개 시.군지회가 지역의 교육.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마련하는 행사는 '통일시대의 새날을 여는 어린이'라는 주제에걸맞게 통일 관련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되며 유적 답사와 야생화 관찰, 체험놀이, 각종 전시 등도 진행된다.

어린이날 행사에 참가할 때는 부모들의 자세부터 바꿔야 한다고 행사 관계자들은 당부했다. 대구교대 행사를 기획한 놀이디자인연구소 송종대씨는 "부모의 기준이 아니라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다니는 하루가 돼야 한다"면서 "체험 프로그램 중심으로 돼 있으므로 부모들도 함께 참여하면 자녀와 공감대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행사에 어린이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단체는 거의 대부분 참여한다는 점도 부모들이 염두에 둘 점. 집 가까운 곳에 어떤 단체들이 있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아두는 것 만으로도 자녀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뿐 아니라 각 단체들이 추진하는 이런저런 행사는 정규 교육에서 체험하기 힘든 것들이므로 보내볼 만하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