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3대 도시를 자처하는 대구의 정치적 정서가 어떤 것일까' 하는 물음은 전국적인 관심이다. 그것은 반공이념과 지역주의를 내포하여 한국 현대사회의 지배적 관념으로 자리잡았던 'TK정서'로 규정되고 있다. 그러나 TK정서는 문민정권 성립 이후 정체성이 약해지며, 다소 흔들리는 양상을 보였다. 그렇지만 TK출신이 권력의 핵심에서 비켜나 있을 뿐 TK정서의 성향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TK정서는 언제 생겨난 것일까. 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1961년 5.16 군사쿠데타에서 계기를 찾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곧 군사정권 성립이 그 이전의 비판적, 개혁적이었던 대구의 정치의식을 변질케 한 결정적 분기점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대 한국사회에 나타난 대구의 정치의식은 높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예를 들어 4.19 혁명 이후 대구의 정치계를 파악한 잡지 '사상계'에 따르면,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에 비해 관념적이며 이론이 정립되어 있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였다.
실제 4.19 혁명 직후 치러진 제5대 총선거(1960. 7. 29)에서, 민주당은 최석채(전 매일신문 주필) 등 유명인사를 내세운 사회대중당을 누르고 압승하였다. 민주당의 용공성 논쟁이 사회대중당의 민주사회주의 이념을 잠재웠던 것이다. 결국 대구의 반공주의적.관념적 정치성은 군사쿠데타 이전부터 이미 형성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부정적 측면의 대구 정서를 군사쿠데타에 전가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준엄히 성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대구는 과거의 관념론을 탈피하여 정치담론을 성숙시키고, 나아가 현실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하겠다. 올해 치러질 양대 선거에서 질적으로 변화된 대구의 정치의식을 기대해 본다.
김일수(문학박사.한국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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