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터지는 정치 비리로 정부의 국정 능력이 거의 마비된 가운데 마침내 경제계에서도 대(對)정부 '반란'이 일어났다. 공적자금관리위원들이 정부를 향해 과감히 반기(反旗)를 들고 나선 것이다. 공자위 민간위원들은 4일 정부가 추천한 이진설(서울산업대 총장)위원의 민간위원장 선출을 거부하고, 대신 강금식(성균관대 교수)위원을 위원장으로 내정했다.
별 것 아닌것 같은 움직임일지 모르나 곰곰이 따져보면 현 정권의 누수(漏水)를 방증하는 극단적인 사례가 아닐 수없다. 공자위(公資委)가 어떤 곳인가.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의 혈세 150조 이상의 공적자금을 운용하고 심의.조정하는 대표적 국가기구가 아닌가.
한국 경제 앞날의 명운을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공자위가 이처럼 불협화음을 안고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공자위 민간위원 5명은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인물로 결국에는 대통령이 위촉하게 돼있다. 이런 위원회로부터의 정면도전은 결국 정부가 자초한 셈이다.
그동안 민간위원들은 "민간위원장 선출은 민간위원들의 권한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내정자를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반발해 왔었다. 특히 공자위는 자금 관리 책임이라는 기본 업무는 뒷전이고 정부가 책임지기 어려운 공적자금의 투입 결정과 부실채권 매각심사만 했다는 비판이 이미 수차례 지적됐다.
강 위원장 내정자도 공자위가 새롭게 태어나야한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는 부랴부랴 전체회의를 무기 연기 시키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서고있으나 이미 오래전부터 잉태된 문제인만큼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회수하는 일은 정부가 책임지고 하는 일인 만큼 위원장은 정부가 추천한 사람이 맡는 것이 순리"라는 정부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문제는 이런 요직 인사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는 정부의 국정 운영 미숙이다. 하이닉스 반란에 이은 경제계의 이번 반란은 정치 반란과는 또 다른 충격으로 국민에게 다가올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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