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군축조약 서명과 대(對)테러전쟁 공조 등 과거 냉전시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군사적 결속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미-러간 밀월 기류가 국제 정세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군축조약 서명 가시화=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23-26일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에서 21세기 양국간 새 전략안보의 초석이 될 군축조약에 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워싱턴을 방문중인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은 3일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전략무기 감축문제를 비롯한 주요 관심사를 집중 논의했다.
이어 이바노프 장관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만나 핵무기 감축을 주요 골자로 하는 군축조약과 공동선언문 타결을 위한 막바지 협의를 벌였다. 협의 직후 그는 "공격용 전략무기 감축 조약을 준비중"이라며 "양국간 새 전략안보관계의 기본틀을 담을공동선언문도 최종 마무리 단계"라고 밝혀 군축조약이 사실상 타결 단계에 와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예상대로 양국 정상이 이달 하순 정상회담에서 군축조약에 서명하고 28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러시아정상회담에 나란히 참석할 경우 러시아의 나토 동참에도 새 물꼬가 열릴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핵무기 감축과 관련해 미국은 현재 6천기 수준의 핵탄두를 러시아 측의 상응조치에 관계없이 1천700-2천200기 선으로 일방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면 러시아 측은 핵탄두 수를 1천500기 수준으로 대폭 감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테러전쟁 군사결속 강화=미국과 러시아가 동서 대결의 냉전시대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군사적 결속이 강화되고있다고 3일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이 신문은 3일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조직 제거를 위해 대테러전쟁을 수행중인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 토미 프랭크스 장군 휘하에 러시아 대령 1명이 참모로 활약하고 있고, 러시아 장교들이 1980년대 당시 아프간에서 습득한 군사정보를 미국측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러시아 장성 1명이 조셉 랄스턴 나토 사령관의 부사령관으로 활약, 보스니아와 코소보 내전의 연합군 임무를 수행중인 러시아군을 책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미 특수부대와 러시아 스페츠나츠 특수부대가 발칸지역과 아프간에서 공동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기업연구소(AEI) 러시아전문가인 리언 애런스는 "미국과 러시아는 핵 문제 등 냉전의 핵심 현안을 뛰어 넘었으며 양국간 군사협력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며 미.러 두 나라의 군사적 결속에 의미를 부여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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