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전시설외면 여차하면 대형참사

지난 5일 새벽 1시20분쯤 경주 안강읍 강교리 시티재에서 차량끼리 충돌, 3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영천에서 포항쪽으로 내리막 커브길을 달리던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승합차와 충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지점은 내리막인 4차로 구간. 시속 80㎞를 넘나드는 차량들이 속도를 주체하지 못해 중앙선을 넘어서기 쉽다. 그러나 이곳엔 중앙분리대는 커녕 흔한 차로규제봉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

지속적인 단속과 도로여건 개선으로 경북도내 교통사고 사망자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400곳이 넘는 교통사고 다발지점이 '살인도로'로 남아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경북지부가 지난해 도내에 '교통사고 잦은 곳' 1천91곳을 지적했지만 비교적 간단한 시설물 설치가 필요한 680여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예산 확보문제로 개선되지 않았다.

특히 휴일이면 하루 차량 10만여대가 붐비는 울산~경주~포항간 국도는 여전히 중앙분리대가 없이 방치돼 전국 최다 교통사고의 오명을 씻지못하고 있다. 경주 천북면 신당리 급커브길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중앙분리대가 없어 매년 이 구간에서 교통사고로 50여명씩 숨지고 있다.

경주경찰서 관계자는 "지난해 경주 외동읍 문산리 앞에서 6명의 사상자를 낸 교통사고도 중앙분리대가 설치됐더라면 예방할 수 있었다"며 "지난해 12월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이후 문산리 앞 도로에선 교통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통여건이 개선된 도로에서는 사고발생이 현저히 줄었다. 경주 인왕동 상서장 커브길의 경우 지난 98년 도로확장 및 미끄럼방지 포장, 차로규제봉 설치 등을 한 결과 교통사고가 25건에서 6건으로 76%나 줄었고 인명피해도 절반 가량 감소했다.

경산 하양읍 금락리 대구가톨릭대 앞 삼거리 역시 교통섬 설치, 미끄럼방지 포장 등을 한 뒤 시간당 교통량이 2천200여대에서 3천500여대로 늘었지만 인명피해는 25% 감소했다.

올들어 4월까지 경북도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5천764건. 하루 평균 48건이 발생해 벌써 255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사망자 346명에 비해 27% 감소했지만 중앙분리대 및 차로규제봉 설치가 이뤄졌다면 더 줄일 수도 있었다.

한편 영주국도유지건설 사무소는 올해 문경지역 국도 3호선 호계~문경간 4차로 구간 중 중앙분리대가 없는 4㎞에 7억5천만원을 들여 중앙분리대를 설치키로 했다.

박준현.윤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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