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소림 축구

'희극지왕(喜劇之王)' 주성치의 새영화 '소림축구(샤오린 사커)'가 17일 개봉된다. 장르를 따진다면 '코믹 무협축구'영화랄까. 올해 마흔줄(1962년생)에 접어들었지만 주성치가 가진 오만가지 표정과 순진한 미소는 빛을 잃지 않았다. 특유의 'F급'(B급축에나 끼려나) 황당무계한 웃음도 여전히 매력 만점.

강속도로 날아가는 축구공에 불이 붙고, 그 공을 막는 이소룡 복장의 골키퍼의 몸은 화염에 휩싸인다. 하늘을 날으며 공을 차기는 예사. 부정시합 제의에 속아 시합에 지고 다리마저 부러진 왕년의 축구선수 명봉(오맹달 분). 그를 나락에 떨어뜨린 호적수 강웅(사현 분)은 승승장구한다.

절치부심 복수만을 노리던 그 앞에 소림사에서 무술을 배운 순진한 청년 주성치가 나타난다. 명봉은 주성치와 그의 소림사 사제들을 불러모은다. 모두들 엄청난 무예들을 지녔지만 소림사에서 배운 재주로는 먹고살기조차 힘든 형편. 갖은 모욕을 당하며 살아가던 이들은 오맹달의 지도하에 '공포의 외인구단'이 된다.

그들은 엄청난 실력으로 경기에서 연전연승하고 결승전에서 철천지 원수 강웅이 거느린 악마축구단과 마주친다. 그러나 악마축구단은 약물주사를 맞고 괴물같은 내공을 갖췄다. 모두들 악마팀의 강공에 나가떨어질 때 주성치 팀에 혜성같은 후보가 등장한다.

바로 대머리 아가씨 '조미'. 만두가게의 볼품없던 그녀는 주성치에 대한 사랑으로 축구장에 뛰어들어 마지막 승부를 결정짓는다."세상에는 두가지 영화가 있다. 주성치가 나오는 영화, 아닌 영화".

주성치 영화에는 '주성치'라는 한마디로 채워질 수 있는 무엇이 있다. 예전에 '신 정무문'(주성치는이소룡의 열혈팬이다)란 영화를 처음보고, '뭐 저딴 게 다 있어' 생각했다. '007북경특급' '홍콩 마스크맨''홍콩레옹' 등 주성치표 패러디영화는 싸구려로 치부돼 마땅한 '심기를 불편히 만드는 무엇'이 있다.

그러나, 주성치영화에는 부담없는 호감이 간다. 주성치란 배우에 대한 미워할 수 없는애착이 있다.(주위를 둘러보면 골수 주성치 마니아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을 것이다). '엎치락 뒤치락하는 코미디에도 철학이 있으면 일가를 이루는구나'. 주성치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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