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기간 동안의 정쟁중단'을 둘러싸고 3당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이한동 총리에 이어 민주당 한화갑 대표까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쟁중단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정쟁중단 문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 등 3당간에 또다른 '정쟁'이 빚어지고 있다.
이같은 논란이 빚어지는 것은 이 문제가 각 당의 지방선거 전략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부패척결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며 거부하자 정범구 대변인을 통해 한나라당을 비난한 데 이어 21일 한 대표의 기자회견을 통해 거당적으로 정치 쟁점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한 대표는 "한나라당은 오로지 정권탈환을 위해 무차별적인 정치공세를 퍼부으며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면서 "월드컵 기간만이라도 소모적인 정쟁을 중단하자는 우리의 간곡한 제안을 거부하는 한나라당의 태도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정쟁중단 문제를 쟁점화하는 것은 우선 대회 기간 중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문제를 비롯한 권력비리 의혹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세를 둔화시켜 지방선거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민주당과 이 총리의 정쟁 중단 요구는 순수한 의도가 아니라 비리 의혹에 쏠린 국민시선을 월드컵으로 돌리려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고 간주하고있다. 한나라당은 기본적으로 '월드컵은 월드컵대로 치르고 비리 의혹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청원 대표는 이한동 총리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집권세력의 비리와 은폐 기도를 지적하는 것이 정쟁이라면 정치권은 문을 닫으라는 얘기"라며 "이를 정쟁으로 매도하는 것이 오히려 정략적"이라고 반박했다.
서 대표는 "자기들이 원인을 제공하고 핵심 관련 인물은 도피시킨 채 진실을 은폐하는데 이를 지적하는 것을 정쟁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정쟁중단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정쟁중단 요구는) 정치가 없어져야한다는 소리로, 월드컵도 좋지만 월드컵 때문에 장사하는 사람들이 문을 닫아야하느냐"고 덧붙였다.
자민련은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는 국가의 제2도약을 기약하는 일이자 국민적 소망"이라며 정쟁중단에 동조하고 나섰다. 김종필 총재는 "정치권이 정쟁을 하고 노동계가 파업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말꼬리나 잡고 정쟁을 일삼는 정당에 대해 우려되는 점이 있다"며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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