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커스-검찰 홍업씨 수사

검찰이 대통령 차남 김홍업씨에 대해 측근들과의 의심스런 돈거래 내역을 속속 밝혀내는 등 압박강도를 바짝 높여가고 있다.

검찰은 작년 1월부터 1년간 홍업씨가 고교동기 김성환씨에게 18억원을 입금했고 이중 15억원을 돌려받은 사실을 밝혀낸데 이어 홍업씨가 세탁한 돈이 28억원에 달한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홍업씨는 2000~2001년 김모 전 아태재단 행정실장과 자신의 여비서 조모씨를 통해 16억원을 세탁했고, 작년 1~7월에는 김성환씨를 통해 현금 12억원을 네차례에 걸쳐 100만원권 수표로 바꾼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

검찰은 김성환씨의 차명계좌에서 정체불명의 9억원이 발견돼 이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홍업씨의 돈세탁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홍업씨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대학동기 유진걸씨가 5, 6개 차명계좌를 통해 30억여원을 관리해왔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다.

검찰은 유씨가 지난 96년 부도 이후 특별한 직업없이 신용불량 상태에 있었던 점에 비춰 이 돈의 실소유주가 홍업씨라는 심증을 굳히고 돈의 흐름을 추적중이다.

검찰이 이처럼 홍업씨와 김성환씨간 돈거래 규모와 수십억원에 달하는 돈세탁 사실, 측근들의 비자금까지 공개한 것은 수사관례상 이례적인 것으로, 홍업씨에 대한 강력한 수사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월드컵전 수사종결설'이나 '홍업씨 불구속설' 등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의 유진걸씨에 대한 검찰의 강압수사 여부 확인 등 외압 조짐이 일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홍업씨가 기업체로부터 불법모금을 했거나 이권개입을 통해 거액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들을 숨김없이 공표함으로써 홍업씨 수사를 둘러싼 각종 '잡음'을 차단하는 동시에 홍업씨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가 읽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정작 홍업씨가 측근들을 통해 관리해온 것으로 보이는 비자금과 세탁한 돈의 구체적인 출처는 아직 밝혀내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홍업씨를 소환해 사법처리할만한 이권개입의 물증이 나오지 않고 있고, 측근들도 굳게 입을 다물고 있어 수사에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홍업씨 돈거래에서 범죄로 의심되는 정황은 발견했지만 물증이없다"며 "그러나 연결계좌에 대한 광범위한 추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권개입 사례를 밝혀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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