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기만 선생 詩 육필원고 묶음 발견

우리나라 근대 시문학의 개척자인 목우(牧牛) 백기만(白基萬.1902~1969) 선생의 육필 시 원고 묶음이 발견됐다.

7편의 시가 적힌 이 육필 원고본은 지금까지 공개된 유일한 것으로 특히 선생의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기간 중에 발견돼 더욱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목우의 육필은 5.16후 장녀 태희씨에게 보낸 편지글과 이설주 시집 안에 적힌 서명 그리고 시구절 일부가 적힌 사진본 1장이 전부이다.

21일 대구의 고문서 수집가 조모씨가 공개한 목우 시인의 육필 시 원고본은 누렇게 퇴색된 200자 원고지 38장 분량으로 목차와 시력(詩歷)에 이어 '고별'.'청개고리'.'산촌모경'.'월견초꽃' 등 7편의 시가 철필 글씨로 적혀있다.

목우 선생의 차녀 용희(67)씨 등 유족들은 "네모난 형태의 한글체와 달필인 한자체 그리고 'ㄹ'을 한자 '已'와 유사하게 쓴 필적을 보아 부친의 친필로 보인다"며, 작품을 재정리하며 시 '청개고리' 등을 낭송하던 생전의 모습을 떠올렸다.

시 원고 묶음은 시력에 적힌 '현재 대구일보사의 상무이사로 있다'는 내용으로 보아 1951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대 이상규 교수(국문학)는 "작품 수가 시집 발간 분량에는 미치지 못하고 군데군데 시구를 수정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미뤄 보아 시선 발간 등을 위해 기존에 발표된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다시 정리한 육필원고 이본으로 생각된다"며 "우리 문단사의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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