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선거 열기 실종-한나라 방어전략

한나라당은 지방선거 분위기가 계속 밑바닥을 맴돌자 '즐기는 표정'이 역력하다.현 상황이 투표일까지 이어진다면 신당이나 무소속 바람이 일어나기 힘든데다 선거무관심이 한나라당 정서 유지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에 나서는 태도도 '방어가 승리에 지름길'이란 분위기가 팽배하며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이러한 속내가 '오만방자'로 비쳐질까 표정 관리에 신경쓰는 모습이다. 한나라당의 느긋함은 곳곳에서 찾아볼수 있다.

23일 열린 한나라당 시·도지부 발대식에서 선대위 본부장인 이해봉 의원은 "이번 선거는 우리 당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이는가가 중요하다"며 선거전에 성실히 임할 것을 주문했을 정도다. 이날 열린 발대식 또한 지난 선거보다 10여일 정도 늦어졌다.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조해녕 후보측은 민주당후보 미확정을 이유로 한차례 방송토론회를 연기한데 이어 경실련 등 시민단체와 라디오 방송사들이 공동 주최하는 토론회에 대해서도 소극적일 정도다.

또 한나라당 시지부는 이날 지역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를 내지 못하는 민주당에 대해 '정책 여당으로서 책임있게 선거에 나서라'는 내용의 성명을 준비했다 '오만함'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내부 지적에 따라 급히 취소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후보들이 선거결과를 기정사실화해 유권자들로부터 움직이지 않는다는 비난을 들을까 우려할 정도"라며 "각 지역별 선대위 발족식은 물론 정책자료집이나 토론회 준비 등 모든 상황이 솔직히 느슨한 상태"라고 말했다.

중앙당 또한 선거때마다 예외없이 지급해오던 선거기탁금 지원까지 대구·경북 지역은 중단할 방침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정치권은 유권자들의 선거무관심이 계속되고 특별한 돌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한나라당의 '수동적 선거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란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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