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고속철 대구 우회안 반대한다

경부고속철의 대구도심 통과문제는 지금까지 직선지하화로 하느냐 아니면 현재의 철도와 병행하여 지하화 하느냐가 논란의 초점이 되어왔다. 그런데 느닷없이 교통개발연구원이 대구 외곽 우회 통과안을 내놓아 지역민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교통연구원안은 대구에 정차하지 않는 고속열차에 한해 칠곡과 경산으로 잇는 외곽통과로 운영하겠다는 것으로 전혀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이는 결국 대구 도심을 통과하는 지금의 경부선을 영원히 지상노선으로 하겠다는 전제가 깔려있다는 점에서 동의할 수 없다.

물론 대구의 발전이 늦은 것은 꼭 철도가 동서를 가로막고 있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발전이 해양지향성으로 나가고 있는데 대구는 내륙도시여서 입지여건 불리 등 여러 요인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라도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이를 해결해 주는 것이 올바른 지방개발 정책이 아니겠는가.

현행 철도와 고속철의 병행 지하화는 우선 비용에서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직선 지하화보다 2천500억원이 더 든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해진 건설비용 관계로 틈만 나면 지상화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 판에 지하화 하나 만으로도 감지덕지 해야할 입장에 놓여 있는지도 모르겠다.

또 대구만 병행지하화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에 이해해줄 수 있는 면도 있다.그러나 철도는 국가 백년대계가 아닌가. 수익 측면만 따지는 경제성 검토에 그쳐서는 안된다. 장기적인 측면에서의 지역발전과 국가경쟁력이라는간접 경제효과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대구의 경우는 대한건설컨설턴트가 기술상의 문제는 없다고 철도청에 보고까지 냈다.

아직은 연구원의 보고서가 확정된 것이 아니고 논의 단계에 놓여 있다. 오는 10월쯤 공청회라도 열리면 상세한 내용이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정해진 그 기본 골격에 대해서 대구·경북 지역으로서는 동의 할 수 없음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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