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사관학교 장병 소년가장 초청

참 오랜만에 터뜨려본 함박웃음이었다. 이날 만은 세상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없는 아이들, 부모 얼굴도 모른채 복지시설에서 자란 아이들, 한창 어리광을 부릴 나이에 한 가정을 떠맡은 소년소녀가장들. 삶의 무게에 짓눌려 환한 웃음 한번 지어보지 못한 이들에게 세상의 따뜻한 손길은 눈물겹게 그리웠다.

25일 영천 육군3사관학교에선 '후원자.결연아동 만남의 날-열여섯번째' 행사가 열렸다. 한국복지재단 대구지부 후원회가 매년 두차례씩 열어온 행사를 이번에 처음으로 3사관학교에서 가진 것. 버스 5대에 나누어 탄 결연아동 150명은 후원자 150명과 3사관학교 장병, 생도들의 환대를 받으며 이날 오후 3시30분쯤 학교에 도착했다.

"난생 처음 군부대에 왔습니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생도 오빠들도 멋있고, 건빵도 참 맛있네요. 무엇보다 후원자분들과 함께 한 오락시간과 대화가 즐거웠습니다". 소녀가장인 신혜원(중 2년)양은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결연아동과 후원자들은 학교시설도 둘러보고, 씨네소프트가 제공한 영화 '슈렉'도 감상했다. 저녁식사를 한 뒤 오락과 대화를 즐기며 잠시나마 살가운 정을 느껴볼 수 있었다. 3사관학교측은 이날 결연아동들에게 티셔츠도 선물했다.

후원회장인 정한영(46) 변호사는 "경제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결연아동들과 1년에 한두번씩 만나 사랑과 관심을 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후원자인 주부 이태순(45.대구 달서구 이곡동)씨도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가정마다 한명씩 불우아동을 도우면 가정과 결연아동 모두 행복해집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김영조 한국복지재단 대구지부장은 "지난 1986년 창립된 뒤 매년 9억여원의 후원금을 모으고 있으며, 올해는 10억원 이상이 목표"라며 "매일신문과 함께 올해부터 전개하는 '1004명 사랑의 수호천사 모집' 캠페인에 참가해 어려운 이웃돕기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