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홍업씨 수사 어디까지

대통령 차남 김홍업씨에 대한 검찰 수사는 월드컵 이후 홍업씨 소환만 남기고 있어 겉보기에는 정점에 거의 다다른 양상이다.

하지만 검찰이 홍업씨의 이권개입 의혹을 뒷받침하는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 수사실패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3월25일 특검팀으로부터 수사자료를 넘겨받은 이후 홍업씨 고교동기인 김성환씨가 관리해온 차명계좌에 대한 자금 추적을 계속해 당초 6개 계좌에 90억원 가량이던 성환씨 자금규모는 50여개 차명계좌에 300억원으로 불어났다.

검찰은 이중 범죄혐의가 짙은 돈의 출처를 집중 추적, 김씨가 6개업체로부터 각종 청탁 대가로 8억2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김씨를 구속한데 이어 홍업씨연루 여부를 집중 조사해 왔다.

수사결과 검찰은 홍업씨 주변에서 출처가 의심스런 100억원대의 자금을 발견했다. 김성환씨에게 18억원을 빌려준 뒤 15억원을 돌려받았고, 28억원의 돈세탁 사실을 밝혀냈으며, 홍업씨 대학동기인 유진걸씨 차명계좌에선 실소유주가 홍업씨로 의심되는 32억원을 발견했다.

검찰은 또 김성환씨가 검찰소환을 앞둔 지난달초 아람컨설팅㈜이라는 투자전문회사를 설립, 10억여원을 은닉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 돈과 홍업씨 관계를 캐고 있다문제는 홍업씨가 거액을 돈 세탁해 자금출처를 숨기려했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자금이 워낙 복잡한 과정을 거쳐 철저하게 세탁돼 의심스런 돈의 출처가 대부분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홍업씨 비자금을 조성.운용해온 것으로 알려진 김성환씨나 유진걸씨가 홍업씨 비리혐의에 대해선 마치 사전에 약속이나 한 듯 함구로 일관하고 있어 수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검찰은 지금까지 드러난 김성환.유진걸씨 외에도 김씨가 6개월간 사장으로 있던 D주택 회장 곽모씨, 홍업씨 측근 중 한명인 P프로모션 대표 이모씨 등의 돈 거래를 추적하는 등 월드컵 기간 홍업씨의 범죄혐의를 찾아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홍업씨 사법처리에 자신감을 보이던 수사초기와는 달리 수사착수 두달이 지난 현재 홍업씨를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사법처리할 만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점차 자신감이 떨어지는 분위기다.

검찰 수사 관계자가 대검 중수부의 수사능력을 빗댄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말에 대해 "새가 날지 않으면 떨어뜨릴수 없다"고 대꾸한 대목은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검찰이 홍업씨 주변의 의심스런 자금에 대한 완벽한 수사를 한다고 해도 당초부터 범죄행위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결국 사법처리할 수 없지 않느냐는 뜻으로 읽혀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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