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잠 4시간 정도일 위해 결혼도 미뤄
패션 디자이너이자 패션 숍 '에셀' 대표 김미경씨. 대구산업정보대학과 대구미래대학에 5년째 출강중인 강사이며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중인 서른 네 살짜리 학생이다.
그는 예쁘고 실용적인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에 만족할 수 없는 듯하다. 생각과 철학까지 옷에 담아내고 싶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그가 갖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굳이 박사과정을 마친 이유이기도 하다. 준비중인 논문도 감성공학 디자인에 관한 내용이다.
그는 대학에서 인기 있는 교수이다. 세대차이가 크지 않은데다 현장감 있는 강의를 하기 때문. 이론이 아니라 학생들이 졸업 후 맞닥뜨리게 될 미래를 당겨서 들려주는 셈이다. 유행 트렌드와 소재 분석도 이론에 지친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의 열정은 패션쇼 경력에서도 잘 나타난다. FA(가을/겨울) 신진디자이너 패션쇼, 직물과 패션의 만남 패션쇼, DG 그룹 패션쇼, 에셀 오픈 패션쇼, 개인전시회 2회, 복식조형 그룹 전시회 6회. 서른 네 살의 나이를 고려한다면 횟수도 많고 규모도 크다.
강의, 주문 받은 제품 디자인, 패션쇼, 논문준비 등 한번에 많은 일을 해내기 위해 그녀는 잠을 줄이고 결혼을 미뤘다. 어떤 이들은 그를 '독신주의자'로 오해를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결혼은 한다.
다만 지금은 '남편보다 일을 사랑할 때'라고 믿고 있다. 잠은 하루에 4시간 정도. 잠자는 시간이 죽어있는 시간 같아 깨어 있으려고 애쓴다. 디자인은 지금 그가 사는 이유이고 가치이기 때문이다.
김미경씨가 쉬지 않고 달리는 이유는 또 있다. 20년쯤 흐른 후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경륜은 있지만 그렇고 그런 디자이너, 그래서 단골 고객이 많은 디자이너, 꽤 솜씨 있다고 소문난 디자이너로만 살고 싶지는 않다. 후배들이 마음 속으로 따르고 싶어하는 선배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그토록 숨가쁘게 달리는 까닭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그는 "살아있는 모든 것은 맥박이 뛴다"고 대답한다.
"디자이너는 계절을 앞당겨 사는 사람입니다". 봄의 끄트머리인 이즈음 패션 디자이너 김미경씨의 생각은 가을과 겨울 거리를 걷고 있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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