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장경 조성 국난 극복 고려인 財·身보시 한 뜻"

◈영남대 김윤곤 명예교수 '고려대장경의…'펴내

'강화경판 고려대장경'(江華京板 高麗大藏經)은 조정의 관료층과 재향세력·문인지식층·불교세력 등의 주도로 위로는 국왕과 귀족에서 아래로는 일반 군현민에 이르기까지 전 고려인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역사적인 산물이다.

김윤곤(金潤坤) 영남대 명예교수(국사학)가 펴낸 '고려대장경의 새로운 이해'(불교시대사)는 대장경 조성이 무인정권 등장과 몽고의 침략이라는 대내외적 모순이 중첩된 민족사의 수난기를 살았던 고려인들이 재보시(財布施)와 몸보시(身布施)를 통해 자발적으로 이뤄낸 것임에 주목한다.

따라서 이 책의 구성은 대장경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동향과 성과를 정리한 서론에 이어 대장경의 체제와 조성기구(1편)·대장경 조성의 참여형태와 참여계층(2편)·대장경 조성 사례분석(3편)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독자들이 특히 눈여겨 볼만한 것은 2편의 내용들이다.

여기서 대장경에 각인된 3천600여명의 고려인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장경 각판(刻板)을 자세히 살펴보면 판외(板外)에 경판을 직접 새겼거나 보시한 수많은 민초들의 이름을 만날 수 있는데, 이 책은 이들을 세세히 분석한 최초의 역저인 것이다.

김윤곤 교수는 "40여년간의 학문적 여로를 짐지운 화두는 역사발전에 있어서 하층민의 의미와 역할이었다"며 "대장경 각성사업이 범민족적 불교사업이라는 전제아래 당시의 현실을 고뇌하고 그것을 적극적인참여를 통해 극복하고자 했던 민중적 산물임을 규명하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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