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적의 치유 사례 담은 책들-"말기암에도 사랑이 묘약"

'사랑이 암을 치유한다'는 말은 아직도 지극히 감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얘기로 들린다. 특히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여기에 동의하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그러나 '사랑+의술=기적'(도서출판 이레)과 '호스피스의 기적'(리더스 발행)을 읽어보면 '정말 그렇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사랑+의술=기적'의 저자 버니 S 시걸(미국 뉴헤이번 병원 외과의사·예일대 교수)은 수술 아닌 마음과 사랑으로 암을 치유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편다. 그의 주장을 황당하다거나 비현실적이라고 폄하하려고 해도 책속에 제시된 생생한 사례가 너무 많다.

외과의사인 시걸이 예로 든 환자들은 대부분 몇 달밖에 살 수 없다는 절망적인 선고를 받은 말기 암 환자들이다. 시걸은 환자들의 입장에서 그들 내면의 목소리를듣고 그들이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이끌어 줌으로써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치료'이다. 이를 위해 인간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물론이다. 절망적인 상황에서환자들이 만들어내는 기적은 사실 힘겨운 노력의 결과이다.

시걸은 그래서 의사와 협력해서 자신의 병을 치유할 용기있는 환자들의 능동적인 역할을 강조한다. 그는 지금의 기적이 다음 세대에는 과학적인 사실이 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내적인 에너지, 즉 마음이 몸을 지배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호스피스의 기적'은 일본의 철학자이자 문학가인 기하라 부이치가 부부와 가족, 사랑과 행복 그리고 삶과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케 하는'아내에게 바치는 진혼곡'이다.

시한부 3개월의 고통과 절망 속에서 기적을 경험한 남편과 아들 그리고 환자 당사자의 유서와 편지·수기 등으로 식이요법과 치유경위, 심적갈등과 마음의 행로를낱낱이 기록한 투병기이기도 하다.

10년 동안 병마와 싸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상들. 식사·가족·치료·사색·독서·수면·교육·성 그리고 새로운 감성의 발아. 그후에 일어나는 기적들에 대한 냉철한 관찰과 감사의 마음을 담은 남편의 사랑과 죽음의 기록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사망률 100%'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던지는 삶과 죽음의 화두. '병은 건강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란 니체의 말처럼, 혹독한 병상 속에서만 감득할 수 있는 삶의 가치란….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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