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의 표심 잡기 경쟁이 상식을 뛰어넘는 추태대결장으로 변모했다. 불과 5~10m 간격으로 유세차를 세워두고 경쟁적으로 앰프를 가동하는가 하면 미행과 다를바 없을 정도로 상대 후보를 뒤쫓아 다니기도 예사이다.
또 이른바 목좋은 장소를 선점하기 위해 특정 지점에 운동원들을 하루 종일 버티게하는 전략까지 동원되고 있다.
31일 오전 8시쯤 포항 형산로터리는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20여m 거리를 두고 도지사·포항시장·도의원 후보측의 유세차 4대가 집결해 경쟁적으로 확성기를 트는 바람에 출근길 시민들은 상상할수 없는 소음공해에 시달려야 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여·48)씨는 "아침식사를 하러 왔던 손님 10명이 시끄러워 밥을 못먹겠다며 나가버렸다"며 "민폐를 끼치는 것도 문제지만 시·도정을 책임질 사람들이 선거이후까지 앙금을 남길 저런 일을 왜…"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포항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는 "상대진영이 의도적으로 나를 음해하고 있다"며 발끈했다. 자신이 유권자를 접촉하고 지나간 골목에 10분 정도만 지나면 어김없이 경쟁후보나 운동원들이 나타나 음해·비방 등의 행위를 한다는 것. 이처럼 상대 진영의 미행이나 우연을 가장한 의도적 선거운동 방해행위를 호소하는 후보자는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이밖에 죽도시장을 비롯한 재래시장과 대단위 아파트 단지 입구에는 시장·도의원·시의원 후보자와 선거 운동원들이 뒤섞여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상인과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에게는 "왜 우리에게만 그러느냐. 상대진영을 돕는게 아니냐"며 그대로 버티기 일쑤라는 것.
이처럼 유권자들이 냉담한 반면 이에 한층 초조해진 후보진영간의 경쟁은 더욱 가열되면서 10일 가량 남은 이번 선거가 최악의 혼탁 선거로 기록될 것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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